에세이
조선일보 칼럼: 딥페이크 트라우마 극복하려면
대학교·고등학교·중학교에 이어 초등학교까지 전국에 걸쳐서 딥페이크(deep fake·AI로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로 인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연예인·정치인 등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학생·교사·군인 등 나이와 신분을 불문하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딥페이크를 악용한 온라인 성폭력에 잠재적으로 노출된 상태다. 딥페이크 성폭력 피해자는 거짓으로 조작된 영상과 이미지에 등장한 자신의 나체와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을
정신건강을 위한 국제교류: 제120회 일본정신신경학회 학술총회 참가 후기
제120회 일본정신신경학회 학술총회 참가 후기 정찬승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특임이사 정찬승 사회공헌특임이사는 한국과 일본의 정신의학 발전을 위한 국제교류의 일환으로 일본정신신경학회(Japanese Society of Psychiatry and Neurology, JSPN)의 초청을 받아 2024년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삿포로에서 열린 제120회 일본정신신경학회 학술총회에 참가했습니다. Pacific Rim College of Psychiatrists (PRCP) 아키야마 츠요시 차기회장이 PRCP 박용천 회장에게 한일 양국 간의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 기술자문회의 참가 후기
제목: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 기술자문회의 참가 후기 정찬승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특임이사 World Health OrganizationREGIONAL OFFICE FOR THE WESTERN PACIFICTECHNICAL CONSULTATION ON LONELINESS IN CITIESManila, Philippines, 11 to 12 July 2024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해우 법제이사와 정찬승 사회공헌특임이사는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에서 개최한 기술자문회의에 임시자문위원(Temporary Adviser)으로 참가했습니다. 일본 가나자와대학교의 아츠로 츠츠미 교수(Prof. Atsuro Tsutsumi)가 주관하고 ‘도시의 외로움’을 주제로
동아일보 칼럼: 마음에 새살 돋게 하려면… 트라우마와 ‘헤어질 결심’부터 [기고/정찬승]
긴 생머리가 무거워 보이는 한 여성이 정신분석을 받기 위해 찾아왔다. 사랑하는 남편과 소중한 어린 딸과 함께 가장 행복한 순간을 살고 있지만 감정 기복과 불안, 불면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집을 나서면 차갑게 굳은 무표정의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직장 동료들의 인사에는 예의를 잃지 않는 선에서 응대만 할 뿐, 대화는 전혀 나누지 않았다. 그녀는
A psychiatrist’s reflection on the benefit of trauma-informed disaster reporting training
Chan-Seung Chung In Melbourne in the latter half of 2023, alongside 13 journalists, I was drawn to explore not just the city’s charming wildlife but the depths of trauma recovery through the Dart Centre Asia Pacific’s Trauma-Informed Disaster Reporting Training. My journey into trauma care began with witnessing journalists’ stress
진짜 의료 위기는 신뢰 붕괴에서 온다
“선생님, 선생님도 파업하실 거예요? 그럼 저는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해요? 그동안 의사 선생님들을 존경했는데, 이번에 의사들이 환자를 버리고 파업하는 걸 보고 너무 놀라고 실망했어요.” 공황장애 때문에 치료를 받는 환자가 묻는다. 이전까지 나와 환자는 굳건한 상호 신뢰 관계를 갖고 있었다. 기계를 고치는 것이라면 지식과 기술로 충분하다. 그러나, 의술의 대상은 기계가
The collapse of trust: South Korea’s true health care crisis
The collapse of trust: South Korea’s true health care crisis “Doctor, are you going on a strike too? Then how should I receive treatment from now on? I have respected doctors all this time, but I was so surprised and disappointed to see doctors leaving their patients behind to strike,”
키키의 작은 씨앗: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안내서
극단적인 감정 변화와 불안정한 대인관계가 특징인 경계성 인격장애.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생소한 진단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알고 보면 상처와 고통 속에서 아파하며 인정과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인격장애라는 이름이 편견을 갖게 하는 색안경이 아니라 뿌연 안개를 날려버리는 시원한 바람이 되어 차별과 낙인 없이 있는 그대로의 한 사람을
조선일보 칼럼: 마약 하면 인생 끝? ‘낙인 캠페인’은 잘못된 접근이다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영광스러운 절정을 누리던 배우 이선균이 사망했다. 처음에는 마약에 대한 온갖 가십이 미디어를 뒤덮었고 사람들 혀끝에 오르내렸다. 대중은 공인의 부도덕함을 손가락질했고, 연예인 마약 수사가 줄을 이었다. 스타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순식간에 지독한 혐오와 낙인으로 바뀌었고 절망의 끝은 죽음이었다. 과연 그렇게 낙인찍어야만 했을까? “어떤 마약중독자도 처음부터 소위 약쟁이가 되고
동아일보 칼럼: 사기 피해자에게 필요한 건 비난 아닌 위로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 특임 이사한 청년의 믿기 힘든 사기 행각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재벌의 혼외자, 세계 최고의 학벌, 눈부신 청년 성공 신화, 양성을 오가는 연애담까지, 마치 사기꾼의 원형이라고 불러도 좋은 정도로 현란한 난장판이 펼쳐졌다. 하나씩 진실이 밝혀질 때마다 ‘어떻게 저런 얄팍한 수에 속았을까?’ 하는 의문이 이어진다. 사기꾼의 유혹은 사회를
조선일보 칼럼: 경쟁에 쫓긴 젊은층 자살 증가… 심리지원 강화를
최근 서울대 한 대학원생이 학내 도서관에서 “공부가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대학원은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다. 과제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동료 간 경쟁과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부담이다. 연구실 내 갑질, 괴롭힘, 따돌림을 당해도 미래가 걸려 있다는 생각에 그저 참기만 한다. 마땅한 수입이 없어
행운의 블랙스완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재난취재보도와 트라우마과정’ 연수기
[특별기고]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아카데미 ‘재난취재 보도와 트라우마 과정’ 연수기 행운의 블랙스완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재난취재보도와 트라우마과정’ 연수기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특임이사 Chan-Seung Chung, MD, PhD Psychiatrist Director of the Social Responsibility Committee of the Korean Neuropsychiatic Association * 방송기자 2023 11,12월호(통권75호)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노을이 정말 근사하네요. 서둘러야
동아일보 칼럼: ‘안심입원 제도’ 만들자
“그때는 정말 모든 사람이 나를 죽이려는 줄 알았어요. 가족도 다 가짜라고 생각했어요.” 조현병에 걸렸지만 초기에 입원 치료를 받고 외래 통원 치료를 거쳐 일상으로 돌아간 젊은 청년의 말이다.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이나 환각에 빠져 정상적인 삶이 어렵다.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국민일보 칼럼: 폭력의 시기, 아이에게 꼭 들려줘야 할 말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특임이사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를 추모하는 꽃다발과 커피 등이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아빠, 아빠, 오늘 학원에서 애들이 다 살인예고 얘기만 했어요. 인터넷에도 여기저기 글이 올라오고, 우리 동네에도 경찰들이 잔뜩 와 있더라구요.” 찌는 듯한 무더위에 벌건
동아일보 전문의 칼럼: 교사-학생 모두를 위한 인권 대책 세워야
게티이미지코리아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 특임 이사·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많은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소진, 트라우마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과중한 업무와 각종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 신체적 에너지와 정신적 에너지가 모두 고갈돼 버리는 소진 증후군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피로감, 불안감, 무기력, 식욕 감소, 체중 감소, 수면 장애를 겪고
시간의 속도: 시간이 빠르게 또는 느리게 흐르는 이유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 정신병리와 시간의 속도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정신활동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시간이 평소보다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 지연 현상을 경험합니다.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질 수 있으며, 간단한 일을 하는 데에도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불안한 사람은 시간이 평소보다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기자의 트라우마와 도덕적 손상. 기자협회보 제2126호 기고
“선생님, 저는 중학교 때부터 기자가 꿈이었어요. 열심히 준비해서 작년에 드디어 신문사에 입사했어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토요일에 데이트를 하다가 갑자기 연락을 받았어요. 노트북을 챙겨서 곧장 현장으로 갔고, 시신들이 들려 나오는 걸 보고 멍해졌어요. 대학병원으로 이동해서 밤새 응급실 앞에 있었는데 불안에 휩싸인 실종자 가족들이 아무런 정보도 없으니 기자인 저라도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라구요.
학교폭력 치유를 위해 정신과 의사가 보내는 편지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이 글은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마음건강을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학교폭력 해결에 참여하는 위원과 선생님, 학생과 부모님 모두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학교폭력 문제로 진료실을 찾는 학생과 부모, 교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학교폭력이라는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을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건강을 중심으로 편지 형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