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극복은 명령 아닌 협력으로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홍보국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와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을 때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심리치유를 위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불과 며칠 내로 수백 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나섰고 진료 중인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해 진료실 문을 닫고 단원고에 찾아가서 학생과 가족, 교직원의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상담을 이어 나갔다. 어디 의사들뿐이랴. 무수히 많은 시민과 단체, 전문가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사고 현장과 안산시 등 피해 지역으로 달려가서 서로를 도왔다.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참여는 피해자와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됐고 회복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2017년 포항 지진 때는 여진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료인과 상담가, 봉사자들이 현장과 지역으로 달려가서 지진의 피해와 트라우마를 극복하도록 도왔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미처 구비해놓지도 않은 지진 트라우마 회복 지침을 만들어 상담 현장에서 사용하도록 즉시 배포하고 상담가들을 훈련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어떠한가. 초유의 감염병 재난 앞에서도 의료인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보다 환자의 생명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기피 현상이 심했던 대구로 수백 명의 의료인이 몰려가서 온 힘을 다해 진료했다. 우한시 교민들이 귀국해 격리시설에 입소했을 때 국가트라우마센터와 협력해서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도운 것도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자발적 헌신이다. 연구와 강의가 곤란해진 상태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밤을 지새우며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감염병 심리사회방역지침을 제작해 준비 안 된 정부와 고통에 빠진 시민들을 위해 배포한 것도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시민과 전문가는 재난을 당한 한국인들이 서로를 도우며 재난을 극복해나가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정(情)의 문화, 이웃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내 일처럼 나서서 도우려 하는 심성은 우리가 가진 무형의 자산이요 자랑거리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가진 전문성, 지식, 기술, 재능, 몸과 마음을 기꺼이 바쳐서 우리는 국난을 극복해 왔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덕분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내놓은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진심 어린 자원봉사를 강제 동원으로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 재난 관리를 위한 자재, 시설에 더해서 의료인 등 인력을 자원으로 격하해 비축, 지정, 관리 대상에 포함시켜 정부가 동원 명령을 내릴 법적 근거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재난 극복을 저해할 것이 자명하며 사회의 안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인권을 희생시킬 위험성이 다분하다.


의료인은 이미 충분히 헌신적으로 재난 극복을 위해 봉사해 왔다. 전문가와 의료인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강제 명령이 아니라 협력과 지원이다. 사람을 자원 취급해 좌지우지하는 법안을 만들 것이 아니라 재난 극복을 위해 심신을 바친 봉사자와 전문가에게 적절히 보상하고 안전을 보장하고 피해와 후유증을 보상하는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민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정부 관료의 행정적인 명령을 내릴 것이 아니라 민관 협력 위원회를 구성해 서로 돕는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이 먼저라고 주장하려면 사람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물적 자원으로 취급하며 경시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갑질이다. 권력에 도취돼 공감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갑질의 시작이다. 이번 개정 법률안은 국가와 개인을 갑을 관계로 적시해 강제력을 행사하려는 갑질의 획책이다. 시민을 위한 봉사는 강제 동원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 사회의 안전과 개인의 존엄성이 함께 지켜질 때 우리는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 국가는 시민과 전문가에게 명령을 내리려 하지 말고 협력을 청하라. 우리는 기꺼이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홍보국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사 원문: 동아일보 9월 23일 칼럼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311018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 홍보국장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위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갑질의 정신분석 강연 영상

코로나 블루로 인한 서울시민의 우울과 자살예방을 위한 3차 Webinar 
발표일: 2020년 6월 9일
발표자: 정찬승
주최 :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례의 성별, 직업 등은 임의로 변경하였습니다.

2020년 6월 9일: “갑질의 정신분석: 권력 콤플렉스의 문제” 강연 (코로나 블루로 인한 서울시민의 우울과 자살예방을 위한 3차 Webinar)

I. 들어가는 말

소위 ‘갑질’이란 우위에 있는 자가 열위에 있는 자에게 부당한 권력을 악랄하게 행사하는 행태를 칭한다. 통상 계약의 당사자를 순서대로 갑(甲), 을(乙)로 지칭하여, 우위인 측을 갑이라 하고 상대방을 을이라 한다. 갑과 을이 계약을 맺음으로써 갑을관계가 형성되는데, 최근 들어서 갑을관계는 지위, 계급의 고하(高下)를 표현하게 되어서 현재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업주와 종업원, 상사와 부하직원, 고객과 서비스업 종사자, 교수와 제자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소위 ‘갑질’이란 갑을관계의 ‘갑’에, 좋지 않은 행위를 비하하는 접미사인 ‘질’을 결합한 말로서, 권력을 가진 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부당행위를 지적하여 비난하는 유행어라고 볼 수 있다.

연일 뉴스와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갑질의 사례가 전해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는 ‘갑질을 당했다’는 사람들이 빈번히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여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개인의 마음의 고통은 시대의 문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시대의 문제가 개인을 아프게 할 때,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갑질’ 현상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갑질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고찰하려고 할 때, 그 시대의 다수의 구성원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유행어에는 집단 의식(collective consciousness)이 반영되며, 또한 그 기저에는 각 개인의 개인적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이 관련되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소위 ‘갑질’로 불리는 사회현상에 대해 임상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고려하여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차원에서 이해하여 갑질이 발생하는 원인과 그 부정적인 영향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II. 갑질의 사례와 유형

임상경험을 통해 만나는 갑질의 사례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지속적으로 약자를 얕잡아 보고 힘과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행위를 반복하는 상습적인 갑질이다. 둘째는 평소 평등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사람이 특정한 상황에서 돌변하여 부당한 권력을 휘두르려 하는 우발적인 갑질이다.

1. 상습적 갑질

상습적으로 갑질을 하는 자는 대부분의 인간관계, 사회적 상황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약자를 굴복시키고 조종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공격적이며 오만하고 거들먹거리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고 타인이 복종하고 굴복할 때 만족감을 느낀다.

사례 A

대기업 브랜드의 하청을 받아 십여 년간 제조공장을 운영하던 A 사장은 적극적이고 활기찬 사람이다. 그러나 본사의 담당 팀장이 매출 하락을 이유로 A 사장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 사장이 자초지종을 물었으나 본사의 팀장은 무례한 태도와 인격적인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A 사장은 본사의 매출 하락에 따른 계약 해지에 대해 납득은 했으나 담당 팀장의 안하무인의 빈정거리는 태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 A 사장은 분노에 휩싸였으나 점차 불안, 우울, 무기력에 빠져들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사례 B

새로 임용된 젊은 여자 교사인 B는 최근 심한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가라앉은 기분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젖어서 출근을 해도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었다. 꿈꾸던 교직이 하나도 즐겁지 않았고, 집중력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고, 문서 작성에서도 실수가 잦아져 더욱 난처해졌다. B는 남자 교장으로부터 ‘시집은 언제 갈 거냐? 시집이나 빨리 가라’ ‘여자는 이래서 안 된다’ ‘그거 하나 제대로 못 하나?’는 등의 모욕과 비난을 들어왔다.

사례 C

중년이 된 C는 때때로 심한 우울감을 느끼고 아무런 의욕이 없어지는 상태가 되곤 한다. 그럴 때면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와의 일이 떠오른다. 연구보다는 보직 등 권력에 관심이 많은 지도교수는 겉으로는 매우 신사적인 사람이었지만 내부에서는 권위적인 태도로 제자들을 착취했다. C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학자로서의 미래를 꿈꾸며 힘든 과정을 견뎌냈다. 어느 날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지도교수로부터 모멸감을 주는 말투로 ‘천한 것들에게 잘해줘 봤자 은혜를 모른다.’는 말과 함께 학위를 줄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C는 그동안 이용만 당했다는 억울함과 어려운 형편에도 최선을 다했던 그간의 열정이 무너져내리는 충격을 받았다. 학자로서 성공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었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감은 삶의 의욕을 꺾어버리곤 했다.

사례 D

공공단체의 팀장인 D는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진료실을 찾아왔다. D는 자신의 사생활도 없이 직장을 위해 헌신해온 매우 성실한 사람이다. 그러나, 1년 전 새로 부임한 상사는 비상식적인 업무지시와 인격적인 모욕, 협박, 막말과 욕설로 직원들을 몰아세웠다. D는 1년간 어떻게든 상사의 지시를 따르려고 했으나, 상사는 일관성 없는 태도로 고성과 욕설, 성적 모욕으로 직원들을 다그쳤다. 상사가 그렇게 한 이유는 직원들이 그 상사와 경쟁하는 위치에 있는 다른 임원에게 충성하고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D는 더는 버틸 수가 없었고, 불안과 공황발작, 우울감에 시달리다가 자신이 젊음을 바쳐 성장시킨 그 기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D를 몰아붙인 상사 또한 불면과 불안의 문제를 갖고 있으며 음주 문제 또한 심각했다.

상습적 갑질의 유형에서는 지속적으로 갑질이 일어나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사람은 심리적으로 만성적인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치료를 받기에 이르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의 특징적인 임상양상 중 하나가 심한 무력감에 빠져서 상황을 개선시킬 의욕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상습적인 갑질을 가한 사람은 타인의 심적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이 현저히 낮은 점에서 반사회적 인격 특성을, 권력에 몰두하고 자기중심적인 점에서 자기애적 인격 특성을 고려할 만하다. 상습적으로 갑질을 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있다는 반성적 인식이 결여되어 있어서 그 행위 자체에 대해 상담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갑질을 당한 사람이 저항하려고 하면 더욱 철저히 비하하고 짓밟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자신이 권력의 중심에 서지 못한 경우에는 불안과 우울, 불면 등의 증상을 겪고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2. 우발적 갑질

평소 평등한 인간관계를 맺어오던 사람이, 특정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힘을 남용하려 하여, 본인과 상대 모두 예상 밖의 상황에 당황하게 된다. 갑질을 하는 상황에서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본인도 불안과 공포에 압도되어 몸을 떠는 등의 신체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례 E

상사로부터 심한 모욕과 비난을 들어온 E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 E는 퇴사 후 다른 직장에 취업하게 됐다.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한 E는 부하직원들의 태도가 불손하고 자신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아서 몹시 불편했다. E는 자신이 이전 직장에서 상사에게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최대한 부하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려고 노력했으나, 마음이 점점 불편해졌다. 어느 날 E는 부하직원들의 무례한 태도에 마구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비난했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퇴근 후에도 E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부하직원들에 대한 분한 마음과 더불어 자신이 그토록 분개해온 이전 상사가 한 짓을 자신이 똑같이 저지른 것 같아 더욱 절망적인 생각이 들었다.

우발적 갑질의 유형에서는 돌발적으로 갑질이 발생한다. 대개 일회성인 경우에 그쳐서 갑질을 한 사람도, 당한 사람도 진료나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는 드물다. 임상현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사례는 기존의 정신분석을 받던 사례가 경험하는 것인데, 가해자는 평소에 타인과 평등한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해왔고, 다소 내향적인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평소 조용하고 소심했던 사람이 갑자기 권력을 잡게 되거나 자신의 지위가 위협받는다는 생각이 들 경우 폭발적으로 분노하고 주위 사람들을 억압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주위로부터는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원래 그렇지 않은 사람인데…’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놀라고 흥분해서 후회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등 내적 갈등을 겪는다. 갑질을 당한 사람은 돌변한 상대방의 태도에 당혹감을 느끼고 신뢰가 무너지고 실망하게 된다.

III. 갑질의 분석심리학적 이해

– 권력 콤플렉스

상습적이든 우발적이든 갑질을 당한 사람은 압도적인 권력의 공격에 무너져 이후로 의욕과 희망을 잃게 된다. 갑질을 한 사람도 뭔가에 홀린 듯이 화를 쏟아내고 소리를 지른 후 자괴감과 우울, 불안에 빠지는 일이 흔하다. 이것은 모두 자아와 이질적인 어떤 무의식적인 심리적 내용, 즉 콤플렉스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모든 인간은 무의식에 권력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갑질을 하는 사람은 무의식적인 권력 콤플렉스와 자아를 동일시하거나 권력 콤플렉스에 의해 사로잡힌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객관적인 상황 판단을 하기보다는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을 판단한다. 특히 권력에 집중할수록 타인과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인지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건강한 자아기능을 손상시키고 신경증적인 상태에 처하게 된다. 칼 구스타프 융이 지적한 대로 권력에 대한 집착은 본인이 표현하거나 인식하기를 꺼리고 있는 지독한 열등의식의 과보상인 경우가 많다. 갑질을 하는 자는 그 무의식에 자신도 모르는 심각한 열등의식이 도사리고 있어서 이를 부정하고자 겉으로는 더욱 안하무인의 폭군 행세를 한다. 

– 그림자의 투사

갑질의 상황에서 갑과 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둘 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을 자주 본다. 갑은 을이 무능하고 게으르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며, 을은 갑이 독재적이고 오만하고 폭력적이라고 비난한다. 둘 다 자신이 혐오하는 것을 상대방에게서 보고 비난한다. 이것은 자신의 무의식에 억압된 열등한 인격인 그림자상을 상대방에게 투사하는 현상이다. 투사는 혐오스러운 인격이나 부도덕함이 자신에게는 없고 남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방어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그림자가 자신의 무의식에 있다는 것을 의식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갑은 자신의 감추어진 열등의식을 직시하고 인정해야 하며, 을은 자기 내면에서 발휘되지 못한 채 버려져 있던 권력욕을 발견하고 실현시켜야 한다. 

– 갑질의 목적의미

과연 갑질의 등장이 나쁘기만 한 것인가? 갑질은 앞에서 살펴보았든 ‘힘’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비하하는 유행어다. 우리는 갑질이라는 유행어를 통해서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인식할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상호 간에 그림자 투사를 통해서 각자의 내면에 억압되어 있는 그림자를 인식할 기회가 생겼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갑질의 피해자인 을은 분노에 떨면서도 한없는 무력감에 빠져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의욕을 잃은 상태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실제 정신분석을 하면 초기에는 갑질을 당한 사람의 꿈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트라우마 재경험 증상에 해당하는 반복적으로 갑질을 당하는 상황이 등장한다. 갑질은 피해자의 마음에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긴다. 그러나, 정신분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이고 가학적이기만 했던 꿈속의 갑이 손을 내밀어 화해와 협력을 청해 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계기로 피분석자는 기력을 회복하고 삶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이는 자신의 무의식의 그림자와 권력 콤플렉스를 의식화하는 작업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소심하고 무력한 자에게 자신의 무의식의 힘을 의식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병적 세계관의 개선

갑질은 기본적으로 독재자나 폭군과 같은 권력의 오남용이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자는 당연히 이런 갑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열세에 있는 자는 자신이 당해야만 할 뿐 다른 방법은 없다는 무력감에 젖어 있다. 여기에는 지위고하에 대한 뿌리 깊은 계급의식이 내재해 있다. 집단이 구분하는 계급만 보일 뿐 각각의 개인의 고유한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한국 근현대사의 일제강점과 한국전쟁, 군부독재라는 오랜 수난이 한국인의 마음속에 남긴 악영향이 있다. 정신적 가치와 인간 존중의 전통은 땅에 떨어지고 오로지 권력만을 추구하는 행태가 사회 곳곳을 병들게 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평등의식이 결여되었을 때 갑질이 나온다. 현대의 갑질은 무엇보다도 돈과 관계가 깊다. 돈은 권력의 다른 이름이다. 현대의 배금주의적인 문화의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호프만슈탈의 희곡 예더만(Jedermann, 1911)은 오만한 부자 예더만이 불시에 찾아온 죽음의 신에 끌려가게 되자 돈과 권력에 취해 수치심을 모르고 살아온 인생을 반성하는 줄거리다. 예더만이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주무르던 ‘재물’에게 죽음의 길로 동행해달라고 청하자 재물이 던지는 냉소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재물이 예더만에게)
바보 같으니라고. 자넨 초라한 얼간이, 지독한 바보야. 
예더만, 생각해 봐. 
난 이 세상에 남아 있지만 자넨 어디에 남는가?
내가 자네 마음속에 찔러 넣어둔 것이 있어. 
자넨 그걸 위해 일했지. 
그건 사치와 겉치레, 자만과 허풍, 
그리고 저주스러운 음탕함이지. 
이 모든 것들을 내가 자네에게 불어넣었지. 
자네가 지금껏 고집을 꺾지 않고 
사지를 다 뻗은 채 땅바닥에 지쳐 나동그라지지 않고 
여전히 목을 쳐들고 있게 해준 것은, 
오로지 돈과 재산 덕분이지. 
자네의 모든 용기는 바로 이곳에서 솟아오르는 거야. 
보게, 돈이 다시 돈궤 속으로 떨어져 가는군. 
이것으로 자네 행복은 끝장이야. 
이제 곧 자네 의식도 사라져 버릴 거야. 
두 번 다시 나를 만나는 일은 없을 거야. 
이 속세에 있는 동안만 자네에게 나를 빌려주었던 거야. 
그러니 나는 자네가 가는 길을 함께 가지는 않아. 
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 자네가 외톨이로 
완전히 벌거숭이가 되어 고난에 빠지도록 내버려 둘 테야. 
자네가 손을 내밀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이를 갈고, 이를 드러내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자넨 어머니의 배 속에서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벌거숭이가 되어서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Hugo Von Hofmannsthal 저, 곽복록 역, 호프만스탈, 예더만, 지식공작소 중 일부 수정 인용)

– 갑과 을을 넘어서

갑질은 사회적 문제로서 올바른 평등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통해 우선 해결해야 한다. 계급의식을 버리고, 약자를 배려하며, 각 개인의 개성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교육, 힘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힘은 남을 착취하고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개척하고 이웃을 돕기 위한 것임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갑질에 대한 사회적 반성과 제도적 근절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갑질을 멸시하고 금기시하는 집단적 대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갑질 문제를 기회로 삼아 모든 사람의 심성에 깃들어 있는 무의식의 힘, 권력 콤플렉스를 발견하고 그것을 건강하게 의식화해야 한다. 

고유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갑과 을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페르소나에 불과한 갑 또는 을에 자신을 전적으로 동일시할 경우 심각한 신경증이 발생한다. 많은 한국인이 자신을 을로서 피해자라고 생각하여 갑질이라는 유행어가 탄생했지만, 피해의식에 사로잡히면 모든 인간관계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구도로 왜곡하게 된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갑과 을이 공존한다. 이를 인식하여 자신의 힘과 권력을 건강하게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누군가가 마음의 치료를 받고자 할 때 그는 단지 ‘갑질’ 등 하나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 전체를 가지고 치료자 앞에 마주 앉는다. 갑질은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부모와의 갈등, 워커홀릭으로 자신을 잃어버린 생활, 뿌리 깊은 열등감, 과거 상실의 반복 등 모든 개인적 과거사와 함께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하는 인생의 문제가 펼쳐진다. 

그런 사람을 갑과 을 중에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내적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그의 무의식에 접근하여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의식의 범위를 확장시켜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도록 해주어야 한다. 을의 마음속에 갑이, 갑의 마음속에 을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그림자를 외면하고 타인에게서만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이상 우리는 상호비방과 증오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림자를 직면하고 의식화할 때 그는 갑과 을의 종속관계를 뛰어넘어 독립적인 온전한 인격체가 될 수 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서울시민의 우울과 자살예방을 위한 3차 Webinar 
발표일: 2020년 6월 9일
발표자: 정찬승
주최 :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례의 성별, 직업 등은 임의로 변경하였습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서울시민의 우울과 자살예방을 위한 3차 Webinar 에서 발표한 원고입니다. (주최: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서울시COVID19심리지원단)
과거 정신강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 홍보국장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위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2019년 5월 18일: 한국분석심리학회 춘계학술대회 강연

2019년 5월 18일 한국분석심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자해의 의미” 제하의 강연을 했습니다.

일 시 : 2019년 5월 18일 (토) 오후 1:00-오후 5:30
장 소 :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강당

13:00 ~ 15:00
사례 1.
자해의 의미………………………….정찬승 (마음드림의원)
토 론……………………………………김성민 (월정분석심리학연구소)

15:00 ~ 15:20 coffee break

15:20 ~ 16:50
사례 2.
내담자의 죽음과 치료자- 애도와 개성화과정을 중심으로
발 표…………………………….김지연 (김지연 융 심리분석연구소)
토 론…………………………….이광자 (세림서울정신건강의학과의원)

16:50 ~ 17:30
종합토론……………………………………….김진숙 (김진숙 심층심리연구소)

기사 자문: 경계성 인격장애. 동아일보

동아일보의 요청으로 경계성 인격장애에 대해 인터뷰했습니다.

기사 중 인용

전문가 TIP

만성적인 불안, 외로움, 공허감, 충동성, 자해시도는 경계성 인격장애의 주요 특징이다. 불안을 견디는 힘이 매우 약하고 자신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한다. 힘든 상황에서 쉽게 자해시도를 하거나 타인을 공격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인간의 다양한 면을 이해하지 못하고 타인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는데 한 사람을 매우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이 바뀌어 ‘천하의 몹쓸 인간’이라며 저주하기도 한다. 내적인 통합 능력이 미숙하고 극단적인 감정을 가진다. 어느 날에는 희망에 들떠 있다가도 한 순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곤 한다.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계성 인격장애는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여러 가지 경험들에 의해 형성된 인격의 문제다. 힘들고 절망에 빠져 있더라도 상담과 치료를 통해 상처받고 조각난 내면을 하나하나 모아서 통합해야 한다. 특히 절망의 순간에 충동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정찬승 마음드림 원장(정신건강의학과 박사)

기사 읽기: 감정기복 심하고, 분노 억제가 안되는 그녀

YTN radio 출발 새아침 ‘우울증’ 대담 요약

최근 5년간 급증한 우울증과 중년의 우울증에 대한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4월 29일(금요일)
□ 출연자 :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마음드림의원 원장)

-50대 여성, 갱년기에 빈 둥지 증후군 겹쳐, 우울증 환자 多
-우울증 증상, 불면증, 수면장애,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병적 우울감 지속될 시 상담 및 진료 必
-우울증, “마음의 감기” 감출 필요 없어
-우울증, 약물치료 효과적, 조기 치료 가능
-우울증 방치하면 자살 등 심각한 결과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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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율 앵커(이하 신율): 요즘 날씨는 좋은데 ‘마음의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인데요. 우울증 증상을 방치할 경우, 심각하면 자살에까지 이를 수도 있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죠. 왜 이렇게 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인지, 해결방법은 무엇일지,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하 정찬승):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우리 정 선생님은 우울증 앓아보신 적 없으세요?

◆ 정찬승: 저도 물론 우울감이나 우울증이라고 할 만한 상태까지 가본 적이 있죠. 저는 20대 때 마음의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 신율: 실연을 하신 거예요?

◆ 정찬승: 물론이죠. (웃음)

◇ 신율: 그런데 요새 우울증 진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 정찬승: 네, 우울증을 진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병원에 잘 오지 않던 젊은이부터, 노인,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진료실을 찾아오십니다.

◇ 신율: 지금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 정찬승: 남녀 모두 50대에서 가장 우울증이 많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50대 여성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신율: 왜 그런 거죠?

◆ 정찬승: 여성이 50대가 되면 갱년기가 시작되고, 또 그런 호르몬의 변화가 옵니다. 그래서 남성분들은 경험하지 못했던 신체적인 변화,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요. 그때가 되면 아이들이 유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면서 독립하게 됩니다. 그래서 쓸쓸하게 집안에 혼자 남아서 집을 지켜야 하는 빈둥지 증후군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부부 관계도 예전 같지 않고, 또 일찍 퇴사한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허무감과 허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신율: 퇴사한 남편분도 사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 아닌가요?

◆ 정찬승: 그렇죠. 그런데 자기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우울해도 내가 우울하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 신율: 아, 남자는 그게 우울하다는 걸 인지 못해요?

◆ 정찬승: 그렇죠. 남자들이 감정에 둔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우울해, 하고 주변에 이야기하기보다는 화를 많이 내게 되고, 짜증을 많이 내게 되고, 무기력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 신율: 아, 남자가 그게 둔하군요. 그런데 우리가 우울하다고만 해서 우울증은 아니잖아요?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우울한 감정이라는 것은 병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누구나 다 경험을 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병적인 우울증, 혹은 치료나 상담을 받아봐야 할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이러한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고, 무기력해지고, 사는 것이 재미가 전혀 없어지고, 불면증이나 수면장애가 오고, 또 입맛이 급격히 없어진다든지, 50대 쯤 되면 우울증의 증상으로 집중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기억력이 깜빡깜빡한다, 내가 치매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되거든요. 이런 기억력 저하라든가, 혹은 심각한 경우에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증상으로 일상생활에서 해오던 역할을 잘 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가족 갈등이 생기고, 많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사전에 우울증에 대해서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신율: 지금 선생님 말씀이 그거 아닙니까? 우울증에 걸리면, 감기 걸리면 우리가 감기약 사먹듯이, 우울증 걸리면 병원 가서 약 먹으면 금방 낫는 거죠?

◆ 정찬승: 네, 쉽게 말하면 그렇습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데, 우울증이라고 해서 사회적으로 숨겨야만 하거나, 감춰야 하고,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한다, 그런 인식은 이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분들이 굉장히 가볍게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오십니다. 그리고 약물치료가 굉장히 효과적이고요. 조기에 치료가 가능합니다.

◇ 신율: 사실 정신과에 간다, 이런 것에 대해서 굉장히 꺼리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 정찬승: 네, 그렇죠. 그게 벌써 옛날 이야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부담없이 많이들 오시고, 심지어 여러 가지 자기 인생사에 대한 상담을 하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고요. 특히 그런 경향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신율: 아, 그런데 병원 가서 인생사를 상담하는 분도 있어요?

◆ 정찬승: 네, 왜냐하면 이런 것들에 대해 객관적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고, 자기가 상담이나 조언을 청할 때 주변사람들은 늘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기 인생사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요. 그때는 상담 전문가나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는 게 도움이 됩니다.

◇ 신율: 거꾸로 자기가 우울증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되는데 병원에 안 가면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거죠?

◆ 정찬승: 그렇죠. 우울증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에 가장 심각한 결과는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죽고 싶다, 혹은 주변을 정리하고, 약을 사 모으고, 유서를 써보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지만, 이걸 방치했을 때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신율: 그런데 모든 우울증이 다 그렇게 자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거 아니에요? 방치되었다고 하더라도요.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우울증이라면 가벼운 우울증은 정말 감기처럼 앓고 지나갈 수도 있죠. 하지만 우울증으로 인해서 그 사람이 해오던 일을 잘 하지 못할 때, 이를테면 학생이 공부를 너무 하지 못한다거나, 직장인들이 직장생활 하기를 대단히 힘들어 한다거나, 주부가 가사일이나 육아를 전혀 손을 놓고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 신율: 그러니까 저절로 낫는 경우는 경미한 증상일 때고, 실제로 우울증은 반드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거 아닙니까?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병원에 온다고 반드시 약을 처방하는 것은 아니고요. 정신분석이라든가 인지행동 치료, 또 여러 가지 다른 치료나 요법을 통해서도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병원에 가면 꼭 약을 먹거나 해야 한다고 선입견을 가지실 필요는 없고요.

◇ 신율: 약도 뭐 먹을 수는 있죠.

◆ 정찬승: 네, 그렇죠. 일단 전문가와 상의하고, 약이 효과적인 분은 약을 드시고, 상담을 통해서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은 상담을 통해서 회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찬승: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습니다.

YTN radio 출발 새아침 ‘우울증’ 대담

최근 5년간 급증한 우울증과 중년의 우울증에 대한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4월 29일(금요일)
□ 출연자 :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마음드림의원 원장)

-50대 여성, 갱년기에 빈 둥지 증후군 겹쳐, 우울증 환자 多
-우울증 증상, 불면증, 수면장애,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병적 우울감 지속될 시 상담 및 진료 必
-우울증, “마음의 감기” 감출 필요 없어
-우울증, 약물치료 효과적, 조기 치료 가능
-우울증 방치하면 자살 등 심각한 결과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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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즐거움 (국제학술대회 참석후기)

제 7회 분석심리학과 중국문화 국제학술대회가 2015년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마카오 시립대학에서 ‘Confronting Collective Trauma: Archetype, Culture and Healing’을 주제로 열렸다. 국제분석심리학회, 국제모래놀이치료학회, 마카오 시립대학, 동방심리분석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마카오 재단에서 후원하는 학술대회였다. 나는 발표를 맡은 이부영 선생님, 이주현 선생님과 함께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 참석의 계기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슬픔과 애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을 포함하여 수많은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일선으로 달려가서 감당하기 힘든 압도적인 심리적 트라우마의 치유에 힘을 썼다. 특히 융학파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재난에 대한 심리적 대응의 정책 수립과 현장 지원,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상담에 자원하여 재난의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가족, 일반인, 그리고 치료자들까지 의식과 무의식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트라우마 자체의 해결에 더하여 무의식의 콤플렉스의 작용을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부영 선생님의 지도 아래 김지연 선생님, 이주현 선생님, 그리고 나는 ‘재난과 심혼’ 연구회를 조직하여 2015년 2월 8일 제1차 연구회의를 시작으로 매월 1회 재난과 인간의 심혼에 대한 역사적 자료와 신화, 민담, 꿈 자료 등을 수집하여 분석하는 연구작업을 진행해왔다. 열띤 토론과 지도를 통해 고대로부터 인류가 겪어온 재난의 심리적 의미에 대해 깊이 고찰했으며, 현대의 재난 피해자와 치료자에게 분석심리학적 접근이 큰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

마침 ‘집단적 트라우마’를 주제로 하는 분석심리학 관련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연구성과를 종합하여 체계화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 참석과 발표를 결정했다. 안타깝게도 김지연 선생님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지만, 그간 연구성과를 집약하여 원고를 작성해주셨기에 내가 학술대회에서 대독하는 것으로 했다.

우리 일행은 2015년 10월 20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만나 여정에 올랐다. 나는 국제분석심리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에는 처음 참석했지만, 이부영 선생님께서 주요 임원들과 학회의 역사에 대해 사전에 잘 설명해주셔서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마카오 공항에 도착하니 마카오 시립대학의 대학원생들이 진행요원으로 나서서 친절히 안내해준 덕에 무사히 학회장을 찾아갔다. 환영연에서는 마카오 시립대학의 총장인 Yan Zexian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한국 분석심리학회와 인연이 깊은 Tom Kirsch, Murray Stein 등의 분석가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한국에 와서 강의한 적이 있는 John Beebe를 포함해 Joe Cambray 등 외국의 분석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사실 국제분석심리학회에 처음 얼굴을 내민 나와 이주현 선생님으로서는 이런 환대를 기대하기 어려웠으나, 외국의 분석가들의 이부영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대단하여 그 뒤에 서있기만 해도 많은 인사를 받을 수 있었다.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날인 20일의 환영연은 다채로운 공연과 음악, 와인과 다과로 흥이 넘쳤다. 그 행사를 주관한 인물은 마카오 시립대학의 Shen Heyong인데, 분석심리학의 보급과 국제교류에 매우 열성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1일 아침의 개회식은 중국다운 으리으리한 음악과 화려한 영상, 귀빈들에게 선사하는 꽃다발로 시작됐다. 학술대회라기보다 축제라고 할만한 흥겨운 개회식이었다. 다음으로 문화적 트라우마, 폭력, 그 치료에 대해 Murray Stein이 강의했고, 역경(易經)에 대한 강의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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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venth International Conference of Analytical Psychology and Chinese Culture 개회식

오후에는 국제분석심리학회에서 최초로 수련생들이 발표하는 자리가 ‘The First Students (Routers) Forum of Analytical Psychology and Eastern Culture’로 마련되었다. 나와 이주현 선생님, 그 자리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김지연 선생님이 외국의 다른 수련생들과 함께 발표했다. 세 명의 발표가 한 주제에 걸쳐 이루어진 만큼 큰 제목은 ‘Disaster and Psyche in Korean Culture’로 정했고 3부로 나누었다. 나는 그중 한국의 재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를 ‘part 1. Disaster in Korean Culture in Historical Perspectives’의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지연 선생님은 ‘part 2. Dealing with Disaster in Myths and Folktales – in Search for  Cultural and Archetypal Patterns’을 제목으로 신화와 민담에 나타난 재난의 원형에 대해 정리해주었고 내가 김지연 선생님의 사진을 보여주고 대독했다. 이주현 선생님은 ‘part 3. Experiences of Jungian Psychiatrists in Crisis Intervention on Sewol Ferry Disaster April 16, 2014 – with Special Reference to the Archetypal Constellations in Dreams’를 제목으로 하여 피해자와 유가족, 치료자의 꿈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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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aster in Korean Culture in Historical Perspectives 강연

세 강연을 마치자 많은 분석가들이 큰 관심을 표시했다. 특히 국제분석심리학회의 현 학회장인 Tom Kelly는 재난 현장에서 정통적인 분석심리학적 접근이 이렇게 훌륭하게 이루어졌고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친숙한 San Francisco의 John Beebe는 이주현 선생님과 꿈의 의미에 대해 깊이 토론하며, ‘한국의 동료들이 강연하는 것을 보니 분석심리학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극찬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2일 오전에는 Tom Kirsch가 ‘트라우마 경험과 회상’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체험한 내용을 강연했는데, 출산 과정에서 상완골이 골절된 것으로 시작하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폭격 현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일, 여러 가지 암에 걸리고 치료받으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여전히 무의식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Tom Kirsch는 프로이트가 트라우마 이론을 세웠지만, 융은 트라우마를 그렇게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자신이 그토록 많은 소위 트라우마 경험을 갖고 있지만, 정작 젊은 시절 분석을 받을 때에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경험들에 대해 그리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해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분석가가 된 후에도 피분석자들과 트라우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Tom Kirsch는 여러 장소와 시기에 겪은 트라우마들이 자신의 내면에 있으며, 그것들이 자신을 다문화적 인간으로 만들었다면서 트라우마의 목적의미에 대해 말했다.

이어서 이부영 선생님이 ‘Neo‐Confucian Concepts of 4 Beginnings and 7 Feelings: A consideration from Jungian Psychology’의 제목으로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의 분석심리학적 고찰을 강연하셨다. 퇴계와 율곡, 융의 사상을 비교하여 많은 청중들이 그 깊이와 통찰에 큰 감명을 받아서 강연 후 따로 찾아와서 질문을 하고 원고를 받을 수 있는지 요청하는 분석가들이 많았다. 이부영 선생님에 대한 세계 분석가들의 존경심은 그 철저한 학문적 태도와 작업에 있다는 걸 실감했다.

점심시간에는 한국의 참석자들이 모여 마카오의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성공적인 발표를 자축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저녁에는 만찬에 참석하여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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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선생님과 함께

마지막 날인 23일 오전에는 일본의 Toshio Kawai가 ‘Cultural Trauma and Treatment’라는 제목으로 정신분석가인 선친과 그 형제들이 일본의 침략전쟁에서 받은 트라우마에 대해서 장황하게 얘기했다. 나는 그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와의 정신분석 작업을 통해 경험한 내용과 그들의 무의식에 대해 강연하기를 기대했는데, 자신의 이야기도 아닌 선친의 경험과 일본의 침략전쟁에서 자신들을 피해자로서 외부에 표현하려는 태도에 대해 무척 실망했다.

학회 기간 내내 중국의 학생들과 학자들은 대단한 열의를 보이며 강의를 흡수했다. 그들은 중국 내의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진지한 태도로 분석심리학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그들보다 분석심리학을 먼저 접하고 연구하게 된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 학술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주최 측은 강연자와 청중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동시통역을 제공하여 영어가 능통하지 않은 중국의 청중에게 분석심리학을 철저히 교육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함을 느꼈다. 원로 분석가들을 인터뷰하여 시청각 자료를 확보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나는 중국인들의 순수한 열의에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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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분석심리학회 회장 Tom Kelly(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 차기 회장 Marianne Müller(윗줄 가운데)와 함께

학술대회를 모두 마친 후에는 마카오를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흔히 도박의 도시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오랜 식민지로 이색적인 문화와 풍경을 갖고 있는 도시다. 특히 천주교 성지가 곳곳에 있으며, 김대건 신부가 신학생으로 유학을 한 곳이다. 불야성을 이루는 카지노보다도 소박하고 오밀조밀한 거리와 유적이 무척 마음에 드는 도시다.

한적한 카페에 앉아서 이부영 선생님과 학술대회에서 경험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Tom Kirsch와 Toshio Kawai를 비교하며 후자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얘기했는데, 이부영 선생님의 대답은 의외였다. Toshio Kawai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말해야 했기 때문에 선친과 그 형제들의 트라우마를 얘기한 것이며, 또한 피해자든 가해자든 트라우마에 집착하는데, 정말 그런 게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 내 콤플렉스를 건드린 것이다. 한참을 곰곰 생각해보니 그것은 내 무의식의 투사 때문에 일어난 감정이었다. 나는 실제로 일본의 침략을 경험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 개인의 트라우마가 될 리가 없었다. 오히려 내 무의식의 파렴치한 가해자와 처량한 피해자의 원형이 일본과 한국에 투사된 것이다. 이 깨달음은 이후에 내 진료와 분석에 큰 도움이 되었다. 피해의식은 사람을 사로잡는 강력한 콤플렉스다. 그 콤플렉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언제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로 세상을 왜곡하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이 이번 학술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융이 트라우마 심리학, 즉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현재의 심리적 고통을 설명하려는 태도를 환원적이고 인과론적인 태도라며 비판했다는 점을 상기하게 됐다. 오히려 현재 그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중요할 수 있다. 트라우마는 비극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를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목적의미가 있다. 트라우마의 고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고통의 의미이며, 치료자는 그것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인 것이다.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강연하는 일은 무척 부담스럽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많은 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자극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시적이고 낭만적인 수준의 강연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의식에 대한 진지하고 철저한 탐구의 자세이며 그런 태도를 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 참석은 공부하는 즐거움을 가르쳐준 소중한 기회였다. 바쁘신 와중에도 세심하고 철저하게 연구모임을 지도해주신 이부영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 이 글은 한국융연구원 소식지 ‘길’에 투고한 원고를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학회명: The Seventh International Conference of Analytical Psychology and Chinese Culture
주제: Confronting Collective Trauma: Archetype, Culture and Healing
일시: Oct. 21 -23, 2015
장소: City University of Macau, Macau, People’s Republic of China

EBS TV 부모 ‘고수다’ 전문가 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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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TV에서 ‘로봇다리 세진이’의 엄마 양정숙 여사를 중심으로 ‘나는 나쁜 엄마일까요?’라는 질문에 어머니의 역할과 자녀 양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이 추천하는 힐링 도서

네이버로부터 힐링 도서를 선정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사실 나는 힐링 도서라고 분류될 만한 책을 즐겨 읽지 않는다. 요즘은 힐링이라는 단어의 쓰임새도 왜곡되어 마치 영혼의 당의정인 양 달콤한 말로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만을 강조한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부영 선생님의 ‘그림자’를 추천하기로 했다.
힐링, 원래의 의미로 치유라는 것은 내 온전한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물론 상처 입은 영혼에게는 위로와 지지가 도움이 된다. 그에 더해서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 무의식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 안에서 창조성과 치유의 힘을 발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정신분석을 시작하면, 그림자, 즉 자신의 어두운 반려자를 만나게 된다. 치유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용기를 내야 할 순간’인 것이다.
아래는 여러 정신과 의사들의 추천 도서 중 내가 작성한 부분이다.

그림자 (저자_이부영 / 출판사_한길사)
대인관계에서 심한 갈등과 분노를 겪고 있다면 ‘그림자’라는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그림자’란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을 뜻하는 것으로 반듯한 의식의 겉모습과는 달리, 무의식에 억압된 어두운 성격이다. 모범생의 열등한 그림자, 정숙한 부인의 난잡한 그림자, 정직한 자의 비열한 그림자다. 개인의 어두운 그림자는 외부 대상에게로 투사된다. 그러면 그림자의 투사를 받은 동료, 이웃, 정치집단, 국가 등을 끔찍하게 혐오하고 멸시하게 된다. 정신건강은 자신의 밝고 건전한 면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찾을 수 없다. 자신의 부정적인 그림자를 어떻게 인식해야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까? 그것에 대한 해답을 이 책은 자세히 안내해주고 있다. 그림자를 읽다 보면 증오와 비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성숙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정찬승 마음드림의원 원장)
힐링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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