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로부터 청소년과 청년을 지키자: 2. 자해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마음의 전염병, 자해로부터 청소년과 청년을 지키자

I. 자해란

  • 자해란 스스로 자신에게 상처를 내거나 자신을 해롭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 자해를 시작하는 나이는 대개 12세에서 14세며, 20세가 되기 전 자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 자해의 종류에는 손목과 팔 등의 피부 긋기, 문지르기, 긁기, 잘라내기, 부딪히기, 멍들게 하기, 스스로 자신을 때리기, 화상 입히기, 약물 과량 복용하기, 위험한 물건 삼키기 등이 있다. 주로 면도칼이나 커터칼 이외에도 가위, 펜 끝, 손톱, 유리 조각, 깨진 CD, 부러뜨린 칫솔 등 다양한 자해 도구를 사용하여, 손목, 팔, 허벅지, 어깨 등 여러 신체 부위에 경미한 상처를 낸다.

II. 자해를 하는 이유

자해를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심해서 자해를 한다.’고 말한다.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의 주요 스트레스는 공부, 친구 관계, 가족관계다.

청소년들은 자해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 “자해는 내 고통스러운 감정을 해소해 준다.”

– “멍한 느낌이 들 때 자해를 하면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 “내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 남에게 알리기 위해서 자해를 한다.”

– “부모님을 화나게 하기 위해 자해를 한다.”

– “죄책감이 들 때 자해를 한다.”

자해로 인한 만족감은 일시적이고, 모든 것을 악화시킨다. 자해는 병적이고 위험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므로,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III. 자해 행동의 징후

청소년이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일 때 자해를 하고 있을 수 있다.

– 계절과 맞지 않는 복장: 더운 날씨에도 긴팔옷을 입음

– 손목밴드를 계속 붙임

– 신체가 드러나는 학교 활동 참여를 꺼림

– 붕대를 자주 사용함

– 면도날 같은 적절하지 않은 용품 소지

– 피부 위에 설명되지 않는 화상, 자상, 상처 및 흔적이 있음

– 우울, 불안, 불면 등 심리적 증상이 악화 됨

자해 경험이 있는 학생의 60%는 다시 자해를 한다. 자해를 한 적이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와 교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IV. 자해의 위험성

‘자살할 생각은 없고, 자해만 하고 싶다’는 청소년의 말. 과연 안전한가?

청소년의 뇌는 성장 중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고 있으며,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이 시기에 죽고 싶다는 의도가 없더라도 자해 행동을 반복하게 될 경우, 본인이 원하지 않는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청소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자해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신건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V. 시급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위험한 경우

자해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은밀한 비밀로 감추어 둔다. 아이가 자해하는 걸 알게 된 부모조차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아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자해가 자살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는 매우 위험하며 시급히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자해

– 정기적으로, 규칙적으로 시도하는 자해

–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고 지내면서 자해하는 경우

– 정신질환을 가진 경우

 

글 _ 정찬승 (융 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 2018년 9월 20일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와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하여 개최한 급증하는 자해에 대한 이해 및 대책을 위한 특별 심포지엄 “자해 대유행, 대한민국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위해 작성한 원고입니다.

자해로부터 청소년과 청년을 지키자: 1. 마음의 전염병 자해, 이제 우리가 나서서 치유하자

마음의 전염병, 자해로부터 청소년과 청년을 지키자

자해란 스스로 자신에게 상처를 내거나 자신을 해롭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온갖 도구와 방법으로 자신의 몸에 경미한 상처를 내거나 해를 끼치는 것이다. 청소년의 10~15%가 자해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다른 국가에 비해 국내에서 두드러지게 주요 인터넷포털 사이트의 자해 관련 검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자해 경험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하나의 문화 증후군과 같이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청소년이 자주 접속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자해 인증 사진과 영상이 무차별적으로 게재되면서 초등학생조차도 인터넷으로 자해도구나 방법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자해 행동이 확산되는 통로가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염병처럼 무분별하게 번져가는 자해 행동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일종의 심리사회적 재난 상황으로 인식될 정도다. 자해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는 청소년과 청년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학교 상담실이나 지역사회의 청소년을 위한 기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 정신건강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신건강전문가들은 자해 유행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자해 방법이나 사진, 영상을 담은 게시물을 인터넷에서 분별하고 차단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기구나 조직을 구성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다. 청소년과 청년들의 자해 행동은 우리 사회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외면과 방관, 억압으로는 자기파괴적인 자해 행동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확산되는 자해 행동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할 지, 자해를 하는 사람과 그 가족을 도울 수 있는 효과 있고 검증된 치료적 접근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해야 한다. 마음의 고통 속에서 자신을 해하는 청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가족, 학교, 전문가, 사회 및 국가는 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글 _ 정찬승 (융 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 2018년 9월 20일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와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하여 개최한 급증하는 자해에 대한 이해 및 대책을 위한 특별 심포지엄 “자해 대유행, 대한민국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위해 작성한 원고입니다.

 

트라우마 치유 분야 추천도서

빨간모자와 늑대의 트라우마 케어 : 과거의 상처를 넘어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힘을 되찾자!
시라카와 니시 미야코 저, 프리렉, 2017년

일본의 정신과의사인 시라카와 니시 미야코는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의 재난정신건강지원 등에서 풍부한 임상경험 쌓은 트라우마 전문가다. 트라우마에 대한 넓은 지식과 깊은 통찰을 ‘빨간모자와 늑대’ 민담 속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쉽고 흥미롭게 잘 전달한다. 일반인, 환자, 치료자, 상담가 등 모든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훌륭한 책이다.

트라우마 : 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저, 열린책들, 2012년

1997년 출간된 트라우마 분야의 명저다. 주디스 허먼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인한 ‘복합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제안하고 널리 인정받았다. 트라우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이다.

멘붕 탈출법 : 십대를 위한 9가지 트라우마 회복스킬
이주현 저, 학지사, 2015년

이주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매우 실용적인 트라우마 회복 지침서다. 저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헌신적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을 돌보았고, 국내외 여러 전문가와 긴밀하게 협업하여 우리 실정에 가장 적합한 지침서를 펴냈다. 십대뿐만이 아니라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에게 권할만한 실용적인 책이다.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뉴스레터(2018년 3월호), 계간 미술치료(2018년 봄호)에 기고한 글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글 _ 정찬승 (융 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10월 21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 강연 “의료의 영역을 넘어서는 정신치료의 세계: 인격의 성숙”

2017년 10월 21일 토요일 경주에서 열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개최한 “상담을 원하는 국민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질 높은 상담을 받게 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의료의 영역을 넘어서는 정신치료의 세계: 인격의 성숙” 제하의 강연을 했습니다.

다음은 초록(Abstract)의 내용입니다.

의료의 영역을 넘어서는 정신치료의 세계: 인격의 성숙

현재 한국의 정신건강은 정신질환의 유병률과 자살률의 증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정신건강 증진의 일선에 서있는 최고의 전문가 집단인 정신건강의학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신치료에 대한 현행의 비현실적이고 획일적인 저수가 제도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형태를 왜곡시켜서 개인에 대한 충분한 진료와 상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하여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정신치료를 연구, 수련, 실시하는 여러 학파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일대일로 깊이 있게 분석적 태도와 기법을 적용하여 치료하는 행위’에 대한 가치의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정신치료는 창안될 당시부터 철저히 두 개인 간의 계약에 기반해서 이루어져 왔다. 이 계약 과정 자체가 치료의 중요한 요소이며, 전체 과정에서 치료적인 인자로 작용한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정신치료를 집단적이고 획일적인 제도하에 두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치료적으로도 부적절하다.

인간 정신의 심층을 다루는 융 학파의 견지에서 분석대상은 ‘병’이나 ‘환자’가 아닌 한  개인의 존재, ‘그 사람 Person’이다. 분석은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특정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분석을 받는 사람의 자기실현을 통해 보다 성숙한 정신성을 획득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는 분석이 정신병리의 범주 안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분석을 받는 피분석자의 전체 인격을 대상으로 함을 의미한다.

분석은 의학적 치료를 넘어서 그 개인이 자신의 전체가 되도록 무의식을 의식에 동화시키는 작업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체계적 임상진단, 적응증, 금기, 예후 등의 의학적 접근방식을 버리고 철저히 분석대상 개인의 의식, 무의식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신의 본질을 탐구하는 종교인, 창조성을 찾고자 하는 예술가,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젊은이,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노인들이 분석을 받고 있다. 이들을 환자로 지칭하거나 분석을 제도적 의료행위로 국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행의 법과 제도는 불완전하며 끊임없는 개선이 요구된다. 획일적인 제도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정신치료의 영역을 크게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모든 정신치료에 있어서 고유한 존재로서의 개인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안정화 기법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서 재난 상황에 대한 심리적 대처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재난 뿐만 아니라 트라우마, 불안, 공황, 스트레스에서도 유용한 ‘안정화 기법’입니다.

안정화 기법

재난을 겪은 후에는 마음과 몸의 변화나 고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난을 겪은 후에 스스로 해볼 수 있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심호흡

“여러분이 긴장을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후~’하고 한숨을 내쉬게 되지요. 그것이 바로 심호흡이에요. 심호흡은 숨을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 소리를 내면서 풍선을 불듯이 천천히 끝까지 내쉬는 거예요. 가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느낌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내쉬세요.”

  • 복식호흡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쉬면서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하고, 숨을 내쉴 때 꺼지게 하는 거예요. 이때는 코로만 숨을 쉬세요. 천천히 깊게, 숨을 아랫배까지 내려보낸다고 상상해 보세요. 천천히 일정하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느낌에 집중하세요.”

  • 착지법

“착지법은 땅에 발을 딛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거예요.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발이 땅에 닿아있는 느낌에 집중하세요.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쿵’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발뒤꿈치에 지긋이 힘을 주면서 단단한 바닥을 느껴보세요.”

  • 나비 포옹법

“나비 포옹법은 갑자기 긴장이 되어 가슴이 두근대거나, 괴로운 장면이 떠오를 때, 그것이 빨리 지나가게끔 자신의 몸을 좌우로 두드려 주고 ‘셀프 토닥토닥’하면서 스스로 안심시켜 주는 방법이에요. 두 팔을 가슴 위에서 교차시킨 상태에서 양측 팔뚝에 양 손을 두고 나비가 날갯짓하듯이 좌우를 번갈아 살짝살짝 10~15번 정도 두드리면 돼요.”

 

안정화 기법

  • 위 내용은 현재 개발 중인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의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연구

재난에서 노인의 마음 건강 지키기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서 재난 상황에 대한 심리적 대처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재난을 겪은 노인의 특징

노인은 오랜 경험과 지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극복할 수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경제력이 약할 경우 재난 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받기도 합니다. 재난을 겪은 노인은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향이 있습니다.

  • 신체적으로 약하므로 생활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 노화에 따른 뇌의 변화로 인해 우울증이나 치매가 발병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 수십 년에 걸쳐 일군 생활 터전을 잃은 만큼 심리적 충격이 큽니다.
  • 복구와 회복에 대해 희망적인 전망을 갖기 힘듭니다.
  • 가족과 젊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생각에 고통을 호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운동 부족으로 마음과 몸의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도 “괜찮아, 괜찮아”라고 대답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래도 몸의 상태를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하세요. 예를 들어, “어깨 아프지 않으세요?” “다리 아프지 않으세요?” “잠은 잘 주무세요?” “입맛은 어떠세요?”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그러면 다양한 육체적 질병을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분이나 기타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로 발전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난을 겪은 노인의 정신건강의학 문제

노인의 경우 우울증에 걸려도 우울한 기분을 느끼거나 말하기보다는 신체 증상, 무기력, 의욕 저하가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이 우울증에 걸리면 기억력과 사고력이 저하되고, 언뜻 보면 치매처럼 보이는 “가성 치매”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다 잘 될 거예요”라는 식으로 너무 쉽게 격려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예전의 즐거웠던 이야기를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나가자고 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적절히 치료받으면 회복할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피를 하는 등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가 있으면 갑자기 환각이나 망상이 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시적인 착란 상태를 ‘섬망’이라고 합니다. 섬망 상태에서 흥분한 노인에게는 신중한 목소리로 천천히 여기가 어디인지를 말해주고 가족과 지인이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섬망은 위험한 상태이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매 환자를 위한 대처

재난 스트레스는 치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집이나 입소 시설을 떠나 대피한 경우, 치매 환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큰 혼란을 경험합니다. 치매 환자의 혼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데에 아래와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 지금 있는 장소, 날짜, 이후의 계획 등을 정확히 알려줍니다.
  • 위의 사항을 적어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둡니다.
  • 대피소에서 지낸다면 사람의 출입이 적은 가급적 조용한 장소를 선택합니다.
  • 함께 산책을 하는 등 가급적 몸을 움직이는 기회를 많이 만듭니다.
  • 치매 노인이 배회할 때, 즉 아무 이유 없이 걸어 다닐 때, 무리해서 멈추려고 하지 말고 대화를 나누며 함께 걸어서 원래 있던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 낮에는 아주 가벼운 짐을 옮기는 등의 간단한 일을 부탁합니다.

일반적으로 저녁부터 밤에 걸쳐 불안이 강해지기 때문에, 그 시간에 배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 리듬이 안 좋아져 밤과 낮이 바뀌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가족 중 교대로 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사람이 전담하면 피로가 쌓여 너무 힘들어집니다. 만일 배회를 하거나 길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이름, 연락처, 주소가 적힌 이름표나 물건을 몸에 지니도록 해야 합니다.

재난에서 노인의 마음 건강 지키기

  • 위 내용은 현재 개발 중인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 기고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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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서 아이들의 마음 건강 지키기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서 재난 상황에 대한 심리적 대처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재난은 어른들에게도 힘든 상황이며, 아이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사건입니다. 아이들은 불안에 압도당하고 부모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청소년의 경우 이해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지나친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다음의 사항을 유의하세요.

1. 부드럽게 아이의 옆에 함께 있어 주세요.

가능한 아이를 혼자 두지 마세요. 아이가 불안해할 때는 안아주는 등 스킨십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2.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무서운 경험과 걱정을 이야기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볼 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상황과 피해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러나, 아이에게 너무 꼬치꼬치 물어보거나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3. 아이가 몸의 병이 없는데도 여기저기가 아프고 불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신체적인 원인 없이 울렁거림, 구토, 두통, 복통 등 몸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하는 것은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몸이 편안해지도록 안마를 해주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긴장을 푸는 호흡법을 알려주세요.

4. 아이를 책망하지 마세요.

불안할 때 아이들은 평소에 잘하던 일도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혼자 가지 못하고 말을 못 하게 되기도 합니다. 너무 흥분하는 아이, 절망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무서운 체험을 하면 일어날 수 있는 반응입니다. 그것을 책망하면 오히려 불안이 증가해 버리고, 아이는 자신이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아이가 실패해도 소리 지르거나 나무라지 마세요. “그럴 수도 있어. 괜찮아” “많이 무서웠구나” 등의 말을 하며 격려해주고 공감해 주세요.

5. 재난 뉴스를 계속 여러 번 보는 것은 삼가 주세요.

어린 자녀와 불안이 심한 아이에게는 TV 영상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방송, 불안을 유발하는 방송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림을 그리거나 놀이를 하는 등 아이다운 행동을 하는 것을 지지해주세요. 아이는 놀이 활동을 통해서 불안을 이겨내고 마음을 회복합니다.

7. 아이를 너무 흥분시키는 활동은 피하세요.

비록 재미있는 활동이라도 아직 불안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이는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고 너무 무리하거나 산만해져서 부상을 당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평소대로 일정한 생활 리듬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재난에서 아이들의 마음 건강 지키기

  • 위 내용은 현재 개발 중인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 기고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연구

재난에서 마음 건강 지키기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서 재난 상황에 대한 심리적 대처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재난 후 일반적인 대처 방법

1. 재난을 겪은 분들은

서로 대화하고 연락하세요.
불안과 괴로움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서서히 회복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털어놓으세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세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세요.
술, 담배, 해로운 약물에 의존하면 안 됩니다.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재난을 겪은 사람을 도우려는 분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안정감을 주도록 하세요.
편안하게 눈을 보고 평소보다 천천히 이야기하세요.
짧은 문장으로 명확히 전달하세요.
고통스러운 경험을 말하도록 무리하게 요구하지 마세요.
마음의 고통을 해결해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사람이 지금 힘들어하는 점을 도와주세요.

3. 재난을 겪은 아이를 돌보는 어른은

아이를 혼자 두지 마세요.
아이를 안심시키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도록 하세요.
가족들은 아이를 부드럽게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세요.
아이가 반항하거나 의존하거나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흔한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야단치지 말고 받아주세요.

재난에서 마음 건강 지키기

 

  • 위 내용은 현재 개발 중인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 기고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연구

성중독(Sexual addiction)

지나치게 성에 탐닉하고 과도하게 몰두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일어날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조절이 안 되는 경우를 성중독(섹스 중독, Sexual addiction)이라고 합니다. 성관계의 횟수와 빈도가 많더라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절이 가능하다면 성중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성관계의 빈도가 많지 않더라도 성행위가 일상생활에 문제가 되고 조절이 불가능하다면 성중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중독이 일으킬 수 있는 문제들

  •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에 걸릴 가능성이 많아진다.
  • 직장생활이나 학업에 능률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 부부관계가 악화된다.
  • 성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첫 번째 사례

40대 직장인 A는 술만 마시면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주점으로 갑니다. 무난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술만 들어가면 여자를 품어야 성이 풀립니다. 게다가 그걸 당연한 코스라고 생각하고 죄책감도 못 느낍니다. 다음 날 정신이 들면 엄청난 지출에 후회를 하곤 합니다. 이런 버릇도 성중독인가요? 아니면 알코올 중독인가요?

답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모든 중독자들의 특징입니다. 성중독자들은 성에 대한 무분별하고 도착적인 탐닉을 ‘모든 생물의 본능이다.’ ‘이것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라며 일반화하고 정당화하려고 합니다. 또한 ‘나는 성중독이 아니라 술에 취했을 뿐이다’며 핑계를 댑니다. 매일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폭음을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알코올 중독에 걸려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한 가지 중독 문제를 갖게 되면 다른 중독에도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사람의 경우 음주 문제와 성 문제를 함께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두 번째 사례

30대 후반의 노총각 B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지만 연애를 해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일이 습관이 되어 ‘너무 자위행위를 많이 하는 것 아닌가?’하고 고민을 합니다. 성욕이 주체가 안되면 가끔 유흥업소에 가곤 합니다.

답변

성인기에 일과 사랑을 해나가는 것은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람은 일은 하지만 연애를 안 하거나 못합니다. 돈으로 성을 사거나 포르노그라피를 보며 자위행위를 통해 성욕을 해소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성애(autoeroticism)에 불과합니다. 성행위에는 실제의 몸과 몸이 만나는 육체적인 결합과 더불어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정신적인 결합이 있어야 합니다. 돈으로 매수하는 성이나 동영상 또는 공상 속에서 하는 자위행위에서는 말초적인 쾌감만 있을 뿐 정신적인 충만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정신적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더욱 말초적인 쾌락에 집착하여 탐닉하는 모순에 빠집니다. 그것은 창조성이 결여된, 소모적으로 무한 반복되는 자기성애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왜 현실의 여성과의 관계를 회피하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트라우마, 혹은 미성숙한 측면이 있는지 알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여성도 성중독 문제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성은 육체적 쾌락만을 추구하는 데 비해, 여성은 정서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은 개별적인 자기만의 사정이 있습니다.

사회가 도시화, 과밀화되고, 캐주얼 섹스를 유도하는 각종 스마트폰 앱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질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이 사랑의 정신적 가치를 망각하고 말초적인 자극에만 몰두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온전한 성을 회복하는 것은 개인과 사회의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 이 글은 성중독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받고 준비한 원고를 중심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YTN radio 출발 새아침 ‘우울증’ 대담 요약

최근 5년간 급증한 우울증과 중년의 우울증에 대한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4월 29일(금요일)
□ 출연자 :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마음드림의원 원장)

-50대 여성, 갱년기에 빈 둥지 증후군 겹쳐, 우울증 환자 多
-우울증 증상, 불면증, 수면장애,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병적 우울감 지속될 시 상담 및 진료 必
-우울증, “마음의 감기” 감출 필요 없어
-우울증, 약물치료 효과적, 조기 치료 가능
-우울증 방치하면 자살 등 심각한 결과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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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율 앵커(이하 신율): 요즘 날씨는 좋은데 ‘마음의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인데요. 우울증 증상을 방치할 경우, 심각하면 자살에까지 이를 수도 있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죠. 왜 이렇게 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인지, 해결방법은 무엇일지,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하 정찬승):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우리 정 선생님은 우울증 앓아보신 적 없으세요?

◆ 정찬승: 저도 물론 우울감이나 우울증이라고 할 만한 상태까지 가본 적이 있죠. 저는 20대 때 마음의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 신율: 실연을 하신 거예요?

◆ 정찬승: 물론이죠. (웃음)

◇ 신율: 그런데 요새 우울증 진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 정찬승: 네, 우울증을 진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병원에 잘 오지 않던 젊은이부터, 노인,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진료실을 찾아오십니다.

◇ 신율: 지금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 정찬승: 남녀 모두 50대에서 가장 우울증이 많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50대 여성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신율: 왜 그런 거죠?

◆ 정찬승: 여성이 50대가 되면 갱년기가 시작되고, 또 그런 호르몬의 변화가 옵니다. 그래서 남성분들은 경험하지 못했던 신체적인 변화,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요. 그때가 되면 아이들이 유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면서 독립하게 됩니다. 그래서 쓸쓸하게 집안에 혼자 남아서 집을 지켜야 하는 빈둥지 증후군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부부 관계도 예전 같지 않고, 또 일찍 퇴사한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허무감과 허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신율: 퇴사한 남편분도 사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 아닌가요?

◆ 정찬승: 그렇죠. 그런데 자기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우울해도 내가 우울하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 신율: 아, 남자는 그게 우울하다는 걸 인지 못해요?

◆ 정찬승: 그렇죠. 남자들이 감정에 둔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우울해, 하고 주변에 이야기하기보다는 화를 많이 내게 되고, 짜증을 많이 내게 되고, 무기력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 신율: 아, 남자가 그게 둔하군요. 그런데 우리가 우울하다고만 해서 우울증은 아니잖아요?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우울한 감정이라는 것은 병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누구나 다 경험을 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병적인 우울증, 혹은 치료나 상담을 받아봐야 할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이러한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고, 무기력해지고, 사는 것이 재미가 전혀 없어지고, 불면증이나 수면장애가 오고, 또 입맛이 급격히 없어진다든지, 50대 쯤 되면 우울증의 증상으로 집중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기억력이 깜빡깜빡한다, 내가 치매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되거든요. 이런 기억력 저하라든가, 혹은 심각한 경우에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증상으로 일상생활에서 해오던 역할을 잘 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가족 갈등이 생기고, 많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사전에 우울증에 대해서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신율: 지금 선생님 말씀이 그거 아닙니까? 우울증에 걸리면, 감기 걸리면 우리가 감기약 사먹듯이, 우울증 걸리면 병원 가서 약 먹으면 금방 낫는 거죠?

◆ 정찬승: 네, 쉽게 말하면 그렇습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데, 우울증이라고 해서 사회적으로 숨겨야만 하거나, 감춰야 하고,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한다, 그런 인식은 이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분들이 굉장히 가볍게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오십니다. 그리고 약물치료가 굉장히 효과적이고요. 조기에 치료가 가능합니다.

◇ 신율: 사실 정신과에 간다, 이런 것에 대해서 굉장히 꺼리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 정찬승: 네, 그렇죠. 그게 벌써 옛날 이야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부담없이 많이들 오시고, 심지어 여러 가지 자기 인생사에 대한 상담을 하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고요. 특히 그런 경향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신율: 아, 그런데 병원 가서 인생사를 상담하는 분도 있어요?

◆ 정찬승: 네, 왜냐하면 이런 것들에 대해 객관적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고, 자기가 상담이나 조언을 청할 때 주변사람들은 늘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기 인생사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요. 그때는 상담 전문가나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는 게 도움이 됩니다.

◇ 신율: 거꾸로 자기가 우울증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되는데 병원에 안 가면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거죠?

◆ 정찬승: 그렇죠. 우울증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에 가장 심각한 결과는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죽고 싶다, 혹은 주변을 정리하고, 약을 사 모으고, 유서를 써보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지만, 이걸 방치했을 때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신율: 그런데 모든 우울증이 다 그렇게 자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거 아니에요? 방치되었다고 하더라도요.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우울증이라면 가벼운 우울증은 정말 감기처럼 앓고 지나갈 수도 있죠. 하지만 우울증으로 인해서 그 사람이 해오던 일을 잘 하지 못할 때, 이를테면 학생이 공부를 너무 하지 못한다거나, 직장인들이 직장생활 하기를 대단히 힘들어 한다거나, 주부가 가사일이나 육아를 전혀 손을 놓고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 신율: 그러니까 저절로 낫는 경우는 경미한 증상일 때고, 실제로 우울증은 반드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거 아닙니까?

◆ 정찬승: 네, 그렇습니다. 병원에 온다고 반드시 약을 처방하는 것은 아니고요. 정신분석이라든가 인지행동 치료, 또 여러 가지 다른 치료나 요법을 통해서도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병원에 가면 꼭 약을 먹거나 해야 한다고 선입견을 가지실 필요는 없고요.

◇ 신율: 약도 뭐 먹을 수는 있죠.

◆ 정찬승: 네, 그렇죠. 일단 전문가와 상의하고, 약이 효과적인 분은 약을 드시고, 상담을 통해서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은 상담을 통해서 회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찬승: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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