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유행 시 격리된 분을 위한 정신건강지침 (감염병 유행 시 정신건강지침_3)

격리는 가족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예방 활동입니다. 격리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고 자신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해진 격리 기간이 지나면 이전처럼 자유로운 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1.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하세요.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집중하세요. 건강상태 체크를 포함한 권고조치들을 충실히 따르세요. 감염병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여러 가지 정보를 검색하지만, 유언비어 잘못된 정보는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합니다. 믿을 만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는 것이 좋습니다.

  1. 힘든 감정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격리 기간에 걱정, 불안, 우울, 외로움, 불면증, 죄책감이 찾아올 있습니다. 이것은 격리 기간 중에 생길 있는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심한 불안은 건강염려증으로 이어질 있습니다.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냅시다. 힘들 때는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1.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을 지속하세요.

격리 기간에는 외로움, 소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일 전화, 화상 전화, 메일 등을 이용해서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하세요. 자신의 힘든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1. 규칙적인 생활을 하세요.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면 불면증이 찾아오고 불안과 우울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 휴식, 가벼운 실내 운동을 해보세요. 특히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깨는 것이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에 매우 중요합니다.

  1. 즐거운 활동을 찾아보세요.

기분전환을 위해서 즐거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래하기, 악기 연주, 그림 그리기, 가벼운 실내 운동, 게임, 독서, 글쓰기 무엇이든 좋습니다. 취미가 없었다면 격리 기간 중에 자신의 취미를 발견해 보세요.

  1. 감염병 예방에 앞장선다는 자부심을 가지세요.

격리는 자신과 타인을 위한 가장 중요한 감염병 예방 활동입니다. 결코 낙인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두려워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격리 생활을 하는 것에 국가와 시민들은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격리 기간 후에도 당당하고 자신 있게 일상에 복귀하세요.

  • 위 내용은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를 구축하며 제작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연구

글쓴이: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역임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감염병 유행 시 아이를 돌보는 어른을 위한 정신건강지침 (감염병 유행 시 정신건강지침_2)

감염병 유행 시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른처럼 불안, 공포, 건강염려증, 우울, 불면증을 겪기도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특징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야뇨증이나 손가락 빨기, 낯선 이에 대한 공포, 공격성, 어른에게 매달리기, 짜증, 과잉행동, 감염병에 대한 반복적인 이야기나 반복놀이, 먹고 자는 습관의 변화,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 등을 호소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등교를 거부하거나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업에 잘 집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기처럼 퇴행하는 애착행동이 증가하고 두려움과 공격성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사춘기 직전의 어린이나 청소년은 주변의 도움이나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 반항, 공격성, 이유 없는 통증, 위험한 행동, 집중 곤란 및 학업의 어려움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와 선생님은 어른과 다소 다른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트레스 반응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는 감염병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설명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스트레스를 더욱 극복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자녀와 공감하는 대화를 나누세요.

최근 감염병에 대해서 자녀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물어보세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 이유를 묻고 자녀가 품고 있는 공포나 걱정, 잘못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며, 아이가 겁먹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궁금한 질문에 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서 침착하고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부모가 정확한 답을 모른다면, 당황하여 얼버무리거나 대답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믿을만한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고 함께 정보를 찾아보거나, 잘 모른다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질문과 궁금증을 성실하게 들어주고 공감하는 태도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자녀에게 건강한 모델이 되어주세요.

일상적인 삶의 패턴을 유지합니다. 건강한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운동이나 이완훈련 등 자신을 잘 돌보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들도 이를 보고 따르게 해주십시오. 손 씻기와 같은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일반적인 지침을 찾고 실천하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1. 자녀들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세요.

감염병과 관련된 각종 매스미디어에 반복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에 퍼진 자극적이고 부정확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면 불필요한 불안을 느끼며 학업이나 교우관계에도 어려움이 야기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퍼지는 유언비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올바른 정보로 바로잡아주어야 합니다. 부모와 같이 뉴스를 보면서, 뉴스의 내용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는 유언비어를 구분하고 언론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한 세계관 형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1. 격리된 아동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격리된 아동, 혹은 주변에 확진된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자녀의 경우에는 부모나 교사, 주변 어른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격리 중인 아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서 격리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격리 조치에 대해 정확하면서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고,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전화 등을 이용해서 선생님이나 친구와 접촉을 유지할 있도록 해주고, 일상생활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지도해줍니다.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격리가 끝난 어린이와 청소년을 가족과 친구, 학교가 따뜻하게 환영해주세요.

심한 불안, 짜증, 행동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보일 경우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 위 내용은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를 구축하며 제작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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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역임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감염병 유행 시 일반인을 위한 정신건강지침 (감염병 유행 시 정신건강지침_1)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병에 큰 두려움을 느껴 왔습니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불안과 공포가 커지고 감염병 발생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집착하게 됩니다.
  •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집니다.
  • 의심이 많아져서 주위 사람들을 경계하게 됩니다.
  •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무기력해집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또한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더욱 쉽게 이겨낼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언제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있습니다.

  1.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하세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올바른 판단을 방해할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지침과 정보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불안과 공포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일반적인 수준의 불안감과 약간의 스트레스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감정반응입니다. 격리된 환자 및 이들과 가까운 가족, 지인, 그리고 이를 매스컴을 통해서 경험하는 일반 국민들은 여러 가지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좌절감, 무력감, 절망감, 건강염려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힘들 때는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1.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털어놓으세요.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불안과 짜증, 분노 등 다양한 감정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일부는 이러한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만약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안심하게 됩니다.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해서, 주변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1.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세요.

스트레스를 받고 이에 압도당하면 피로감, 두통, 가슴 통증, 어지러움, 소화불량, 호흡곤란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입니다.

평소의 생활패턴을 회복하세요. 내 삶을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 밤에 6~8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을 취하세요.

– 적당량의 건강한 식사를 하세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세요. 가벼운 운동, 걷기, 심호흡, 스트레칭, 기도, 명상이 긴장을 이완하는 도움이 됩니다.

술과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세요.

  1.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세요.

아이들도 감염병에 대한 온갖 정보와 소문에 노출됩니다. 더구나 인터넷상의 정보에 민감한 아이들이 과도한 불안,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반항하거나 너무 의존하거나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야단치지 말고 이해해 주세요. 어린아이는 감염병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스트레스를 더욱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1. 격리된 환자와 가족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덜어주세요.

격리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당사자 및 가까운 사람과 솔직하게 걱정과 불안, 두려움을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격리된 상황에서는 전화나 화상 통화를 통해서 가족과 친구들과 연락을 하여 고립감을 줄이고 감염병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여 불안감을 다독이는 것이 좋습니다. 격리는 가족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예방 활동입니다. 자발적이고 성실한 격리에 대해서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체 전체가 감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격리 기간 동안 힘이 것입니다.

  1. 의료인과 방역요원을 응원해 주세요.

의료인과 방역요원은 감염병의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들의 건강과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감염병의 최전선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의료인과 방역요원,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세요.

  • 위 내용은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를 구축하며 제작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연구

글쓴이: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역임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2019년 2월 17일: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워크숍 참석

재난시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대구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과제명: 재난 유형과 개입시기에 따른 재난정신건강지원서비스 모형 및 업무수행전략 개발
주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
일시: 2019년 2월 18일 일요일
장소: 대구 라온제나 호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발걸음

2016년 6월 19일 한국에서 출발한 트라우마-재난정신건강 전문가들과 함께 도쿄역에서 후쿠시마행 신칸센에 몸을 맡겼다. 목적지는 동일본대지진의 가장 큰 피해지역인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의 재난정신건강센터. 자연재난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늘 지진의 위협을 받고 있다. 1995년 한신대지진으로 인해 효고현, 고베시를 중심으로 6천여 명이 사망하고 약 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때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에 이르고 이재민이 33만여 명에 달했다. 일본은 재난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시민들이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회복하는 것을 돕기 위해 트라우마 대응 체계를 발달시켜 왔다. 재난정신건강센터인 ‘마음의 케어 센터’를 세워서 피해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후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안산시에 ‘안산온마음센터’를 설립하여 피해자와 시민들의 트라우마 회복에 힘쓰고 있다. 이번 일본 방문의 목적은 보건복지부 중앙정신건강사업지원단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들과 안산온마음센터 학술용역연구사업 연구원들이 참여하여 한일 간의 트라우마 치유 환경과 경험, 지혜를 공유하기 위함이었다.

열차가 후쿠시마 역에 도착하자 일행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내 주요 지역에 세워진 방사능 측정기의 전광판에는 방사능 수치가 붉은색으로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 병원에 설치된 후쿠시마 마음의 케어 센터에서 만난 센터장 마에다 교수는 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원자력발전소의 사고가 터진 후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불신이라고 했다. 시민들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피해 상황과 대책을 믿지 못하고, 도움을 주러 온 센터의 직원들에게 의혹의 눈길을 던지며 멀리했다. 원전사고가 나자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피신 갔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온 이웃을 따돌리는 일도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정신건강센터에서는 수십 명의 직원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었다. 각 지역 피해자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현장지원을 나가고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렇게 5년을 달려온 것이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자연과 신선한 농수산물, 온천이 유명한 후쿠시마에는 재난이 휩쓸고 간 후 상처와 불신, 피로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사진1 후쿠시마 마음의 케어 센터 방문

일반적으로 재난을 당한 직후에는 피해자와 현장 지원자, 시민들 모두 공동체의 재건을 위해 힘과 용기를 다해 발 벗고 나서게 된다. 이 시기를 영웅기라고 부른다. 고난 앞에서 결코 굴하지 않는 영웅처럼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재난을 이겨내려는 것이다. 그 후 수개월 동안은 공동체가 협력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신혼기가 온다. 한신대지진 현장의 정신건강지원을 지휘한 일본의 원로 정신과 의사 신푸쿠 나오타카 교수는 지진으로 고베시가 초토화되어 도시 행정, 방범체계가 무너졌을 때도 일본인이 저지른 범죄는 한 건도 없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인내와 노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여러 가지 행정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나 보상 문제 등 현실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환멸기에 빠지게 된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해야만 재난 지역의 일상이 회복되어 현실적인 재건을 도모하는 재건기가 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후쿠시마는 불신과 갈등에 지친 나머지 지원자들마저 정서적으로 소진된 모습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미야기현의 중심도시 센다이였다. 진앙에서 가장 가까웠던 센다이는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미야기 마음의 케어 센터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워크숍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서로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젊은 리더인 정신과 의사 후쿠치 나루 센터장은 세심하고 배려가 깊은 사람이었다. 5년 동안의 심리지원을 통해서 얻은 경험과 데이터를 정리하여 트라우마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재난을 겪은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해 스케치북에 직접 그려 만든 트라우마 회복 교재였다. 일본에는 두루마리 그림[에마키, 繪卷]이라 하여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전통 회화 양식이 있는데, 그것에서 착상하여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재난이 일어났을 때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고 우리가 그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달래고 회복할 수 있는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려주는 교재를 일종의 글씨 없는 큰 그림책으로 직접 만든 것이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스케치북에 일일이 그리는 수고를 한 이유는 재난 현장에서는 전력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2 미야기 마음의 케어 센터의 아동용 트라우마 회복 교재

나는 소아과 의사로서 수련을 마친 후 다시 정신의학, 그중에서도 소아청소년 정신의학을 전공한 후쿠치 선생의 자상함과 세심함에 크게 감탄했다. 그의 이런 따뜻한 태도는 시민들과 마음의 케어 센터 직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쳐서 미야기현은 가장 큰 피해지역임에도 갈등과 소진을 극복하고 재건이 잘 이루어지게 됐다. 우리는 이 인연을 소중히 이어나가기로 하고 2017년 6월 서울에서 개최한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발전을 위한 국제 세미나’에 그를 연자로 초청했다. 후쿠치 선생은 2016년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 전문가회의를 통해 연결되어 초청한 스리랑카의 아난다 갈라파티(Mental Health & Psychosocial Support Network: MHPSS의 설립자)와 함께 큰 환대를 받았다.

사진3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발전을 위한 국제 세미나

후쿠시마와 미야기의 일정을 마친 한국의 연구원들은 도쿄로 돌아와 4월에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의 재난정신건강지원 실무를 맡고 있는 규슈 의과대학의 쿠가 교수와 세계보건기구의 카야노 선생을 만나 전반적이고도 실용적인 재난정신건강 지원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짧고도 강렬한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좋은 기회였다.

사진4 규슈 의과대학의 쿠가 교수와 세계보건기구의 카야노 선생과 함께

사실상 한국에서 ‘재난정신건강’이라는 분야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들은 기존의 다른 재난과 달리 신체적 외상이 거의 없었으며 심리적 외상, 즉 트라우마가 가장 큰 문제가 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내에 재난정신건강위원회가 설치되고 전문가들이 결집했으며, 이는 이듬해 메르스 유행 등 각종 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기반이 됐다. 안산시의 안산온마음센터는 트라우마 치유에 집중하는 첫 번째 공공 치유기관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이제 2018년 상반기에는 국립정신건강센터 내에 국가재난트라우마센터를 설치하여 국가 차원의 트라우마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심리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짧은 기간 내에 이만큼의 체계를 잡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과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트라우마 분야의 연구와 임상경험을 축적해 온 여러 전문가의 공이 크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재난과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것은 건물 붕괴, 교량 붕괴, 선박 침몰, 대형 화재 등 주로 사회재난의 비중이 컸으며, 마음속 트라우마를 치유하기보다는 관련자 처벌과 보상 문제 등에만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치우친 탓이 있다. 이제는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함에 따라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국가 또한 국민의 트라우마 치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특히 2017년 11월에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많은 시민이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겪었고, 이것은 재난정신건강과 트라우마 치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여러 해 동안 성실하게 구축해 온 재난정신건강 정보센터의 재난정신건강 가이드라인이 피해지역 주민들을 상담하고 시민들의 마음을 돌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개인과 그 사회가 감당하기 힘든 피해를 입히는 큰 사건을 재난이라고 한다. 재난에 대해서는 생명과 건물, 재산, 환경을 지키는 외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위력에 의해 무너지는 것은 우리의 신체와 외적 자원들만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이 무너져 무력감에 빠져들면 외적 대응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재난 상황에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내적 대응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국가적인 큰 재난과 사회적인 여러 캠페인을 통해 갈수록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트라우마의 중요성을 인지한 우리 사회가 긍정적인 태도로 힘을 모으는 영웅기, 혹은 신혼기를 보내며 순항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뜨거운 관심이 환멸에 빠지지 않고 안정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인 각자의 마음의 성숙이 중요하다. 집단의 유행은 망각되지만 개인의 성숙은 결코 의미 없이 사라지지 않는다. 개인에 있어서도, 사회에 있어서도 이미 발생한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할 일은 트라우마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변화시켜 그 고통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뉴스레터(2018년 3월호), 계간 미술치료(2018년 봄호)에 기고한 글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글 _ 정찬승 (융 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http://www.maumdream.com

2018년 2월 4일: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워크숍 참석

재난시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대구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과제명: 재난 유형과 개입시기에 따른 재난정신건강지원서비스 모형 및 업무수행전략 개발
주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
일시: 2018년 2월 4일 일요일
장소: 대구 라온제나 호텔

인터뷰: “Dealing with disaster trauma” TBS eFM “This Morning”

TBS eFM의 “This Morning”에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그 대처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특히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정화 기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We cannot determine the occurrence of a disaster, but we can determine how to deal with the disaster.”

News Focus 1 with Chung Chanseung : Dealing with disaster trauma

TBS eFM “This Morning” with Alex Jensen. 101.3Mhz 7:30AM. 22 Nov 2017

 

6월 5일: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워크숍 참석

재난시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대구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과제명: 재난 유형과 개입시기에 따른 재난정신건강지원서비스 모형 및 업무수행전략 개발

주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
일시: 2017년 6월 5일 ~ 6일
장소: 대구 라온제나 호텔

재난심리학 강의 동영상

정찬승 박사의 재난심리학 강의 Disaster Psychology from Chanseung Chung on Vimeo

정찬승 원장이 재난심리학에 대해 강의한 동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경기도 재난심리지원 전문인력 역량강화 교육>에서 <재난 유형별 핵심감정 이해하기> 시간에 녹화한 것입니다.

행사명 : 2015 경기도 재난심리지원 전문인력 역량강화 2차 교육 ‘재난유형별 초기정보제공과 핵심감정 다루기’
일시 : 2015. 07. 21(화) 09:30 ~ 16:30
장소 : 경기도여성비젼센터 1층 대강당
참가대상 : 경기도 건강증진과 및 안전기획과 담당자, 경기도 31개 시·군 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 자살예방센터, 전국 17개 시·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및 자살예방센터, 중앙자살예방센터 외.
주최 : 경기도
주관 : 경기도재난심리지원센터

재난심리학강의록 다운로드

재난심리학 강의록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심리반응에 대한 강의록을 업로드합니다. 이 내용은 <경기도 재난심리지원 전문인력 역량강화 교육>에서 <재난 유형별 핵심감정 이해하기> 시간에 강의한 내용을 일부 편집한 것입니다.

재난과 트라우마는 그 특성상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에 큰 충격과 혼란을 일으킵니다. 국가, 사회, 개인이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 강의록에는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반응과 각 재난 유형에 따른 특징들을 정리했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재난심리학강의록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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