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유행 시 아이를 돌보는 어른을 위한 정신건강지침 (감염병 유행 시 정신건강지침_2)

감염병 유행 시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른처럼 불안, 공포, 건강염려증, 우울, 불면증을 겪기도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특징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야뇨증이나 손가락 빨기, 낯선 이에 대한 공포, 공격성, 어른에게 매달리기, 짜증, 과잉행동, 감염병에 대한 반복적인 이야기나 반복놀이, 먹고 자는 습관의 변화,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 등을 호소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등교를 거부하거나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업에 잘 집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기처럼 퇴행하는 애착행동이 증가하고 두려움과 공격성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사춘기 직전의 어린이나 청소년은 주변의 도움이나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 반항, 공격성, 이유 없는 통증, 위험한 행동, 집중 곤란 및 학업의 어려움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와 선생님은 어른과 다소 다른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트레스 반응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는 감염병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설명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스트레스를 더욱 극복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자녀와 공감하는 대화를 나누세요.

최근 감염병에 대해서 자녀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물어보세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 이유를 묻고 자녀가 품고 있는 공포나 걱정, 잘못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며, 아이가 겁먹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궁금한 질문에 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서 침착하고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부모가 정확한 답을 모른다면, 당황하여 얼버무리거나 대답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믿을만한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고 함께 정보를 찾아보거나, 잘 모른다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질문과 궁금증을 성실하게 들어주고 공감하는 태도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자녀에게 건강한 모델이 되어주세요.

일상적인 삶의 패턴을 유지합니다. 건강한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운동이나 이완훈련 등 자신을 잘 돌보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들도 이를 보고 따르게 해주십시오. 손 씻기와 같은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일반적인 지침을 찾고 실천하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1. 자녀들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세요.

감염병과 관련된 각종 매스미디어에 반복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에 퍼진 자극적이고 부정확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면 불필요한 불안을 느끼며 학업이나 교우관계에도 어려움이 야기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퍼지는 유언비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올바른 정보로 바로잡아주어야 합니다. 부모와 같이 뉴스를 보면서, 뉴스의 내용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는 유언비어를 구분하고 언론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한 세계관 형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1. 격리된 아동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격리된 아동, 혹은 주변에 확진된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자녀의 경우에는 부모나 교사, 주변 어른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격리 중인 아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서 격리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격리 조치에 대해 정확하면서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고,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전화 등을 이용해서 선생님이나 친구와 접촉을 유지할 있도록 해주고, 일상생활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지도해줍니다.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격리가 끝난 어린이와 청소년을 가족과 친구, 학교가 따뜻하게 환영해주세요.

심한 불안, 짜증, 행동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보일 경우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 위 내용은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를 구축하며 제작한 자료입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출처는 다음과 같이 밝히면 됩니다. “출처: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
  •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로 재난 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과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입니다.
  •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M15C1112)
  • 재난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 연구

글쓴이: 정찬승 (융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역임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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