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위원회는 네이버와 손을 잡고, 정신건강정보를 웹에 게시하기로 결정했다. 정신건강 전문가를 자처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정신건강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를 집약하여 훌륭한 코너가 마련되었다. 편집자는 이에 더해 좀더 친숙한 주제로 ‘정신과의사들은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원고를 청해왔다. 여러 정신과의사들이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보내왔다. 애완견과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하고, 다큐멘터리 시청도 하고… 나는 너무 진지한 대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분석’에 대해서 답을 했다.
정신분석을 통해 ‘지피지기’를 실천한다
(정찬승 마음드림의원 원장)
진정한 치유는 철저히 개인적인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은 ‘정신분석’이다. 벌써 10년째 정신분석가에게 정신분석을 받으며, ‘나’라는 인간 내면의 무의식을 탐구하고 있다.
정신분석을 하고, 무의식을 탐구하다 보면 새로운 힘이 생기고, 의식의 한계가 넓어진다. 우리가 가진 무의식은 의식의 좁은 시야를 넘어서서 의미의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지금 당면한 고민의 너머에 있는 미래를 보게 해준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유는 자신이 가진 좁은 의식의 한계 때문인데, 내면의 무의식을 탐구하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내면의 갈등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이웃의 생각과 행동, 그 밑에 깔려 있는 내면의 심리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내면의 갈등이 풀리고,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분석이 대단히 난해하고 심오하며 어려운 작업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서점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쉽게 풀이되어 있는 정신분석학 책이 많다. 그러니 진정한 치유를 원한다면, 지금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서 내게 맞는 정신분석학 책을 한 권 사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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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사실 저 글은 내 원고를 바탕으로 편집자들이 대중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수식어 등의 표현도 내가 쓰지 않는 과장된 표현들이 많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마지막에 ‘책을 한 권 사서 보라.’는 것이다. 책은 아무리 사 봐야 소용이 없다. 정신분석은 직접 체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대중을 위한 글이라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