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전염병, 자해로부터 청소년과 청년을 지키자
I. 자해란
- 자해란 스스로 자신에게 상처를 내거나 자신을 해롭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 자해를 시작하는 나이는 대개 12세에서 14세며, 20세가 되기 전 자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 자해의 종류에는 손목과 팔 등의 피부 긋기, 문지르기, 긁기, 잘라내기, 부딪히기, 멍들게 하기, 스스로 자신을 때리기, 화상 입히기, 약물 과량 복용하기, 위험한 물건 삼키기 등이 있다. 주로 면도칼이나 커터칼 이외에도 가위, 펜 끝, 손톱, 유리 조각, 깨진 CD, 부러뜨린 칫솔 등 다양한 자해 도구를 사용하여, 손목, 팔, 허벅지, 어깨 등 여러 신체 부위에 경미한 상처를 낸다.
II. 자해를 하는 이유
자해를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심해서 자해를 한다.’고 말한다.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의 주요 스트레스는 공부, 친구 관계, 가족관계다.
청소년들은 자해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 “자해는 내 고통스러운 감정을 해소해 준다.”
– “멍한 느낌이 들 때 자해를 하면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 “내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 남에게 알리기 위해서 자해를 한다.”
– “부모님을 화나게 하기 위해 자해를 한다.”
– “죄책감이 들 때 자해를 한다.”
자해로 인한 만족감은 일시적이고, 모든 것을 악화시킨다. 자해는 병적이고 위험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므로,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III. 자해 행동의 징후
청소년이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일 때 자해를 하고 있을 수 있다.
– 계절과 맞지 않는 복장: 더운 날씨에도 긴팔옷을 입음
– 손목밴드를 계속 붙임
– 신체가 드러나는 학교 활동 참여를 꺼림
– 붕대를 자주 사용함
– 면도날 같은 적절하지 않은 용품 소지
– 피부 위에 설명되지 않는 화상, 자상, 상처 및 흔적이 있음
– 우울, 불안, 불면 등 심리적 증상이 악화 됨
자해 경험이 있는 학생의 60%는 다시 자해를 한다. 자해를 한 적이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와 교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IV. 자해의 위험성
‘자살할 생각은 없고, 자해만 하고 싶다’는 청소년의 말. 과연 안전한가?
청소년의 뇌는 성장 중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고 있으며,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이 시기에 죽고 싶다는 의도가 없더라도 자해 행동을 반복하게 될 경우, 본인이 원하지 않는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청소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자해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신건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V. 시급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위험한 경우
자해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은밀한 비밀로 감추어 둔다. 아이가 자해하는 걸 알게 된 부모조차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아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자해가 자살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는 매우 위험하며 시급히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자해
– 정기적으로, 규칙적으로 시도하는 자해
–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고 지내면서 자해하는 경우
– 정신질환을 가진 경우
글 _ 정찬승 (융 학파 분석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 연구원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마음드림의원 원장
- 2018년 9월 20일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와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하여 개최한 급증하는 자해에 대한 이해 및 대책을 위한 특별 심포지엄 “자해 대유행, 대한민국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위해 작성한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