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이 국내에 유입되어 큰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과 우려 정도로 잘 대처하고 있지만, 간혹 지나친 불안과 공포에 압도당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재난특임위원회가 공동으로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건강지침>을 제작하여 발표했습니다. 이는 국내 최초의 감염병 스트레스 관리 지침입니다.
- 정찬승 원장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위원,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으로서 위 지침의 제작을 제안하고 총괄하였습니다.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건강지침(요약)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이 국내에 유입되어 감염이 전파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종 감염병이 더 이상 전파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고, 이미 발생한 환자를 잘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감염병의 직간접적인 당사자 및 국민들이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심리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재난특임위원회는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건강지침을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1.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올바른 판단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http://www.cdc.go.kr, 043-719-7777)에서 제공하는 지침과 정보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격리된 환자 및 이들과 가까운 가족, 지인, 그리고 이를 매스컴을 통해서 경험하는 일반 국민들은 여러 가지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좌절감, 무력감, 절망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일반적인 수준의 불안감과 약간의 스트레스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감정반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일상적인 생활을 방해할 수준으로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정신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3.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털어놓으세요.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불안과 짜증, 분노 등 다양한 감정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일부는 이러한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만약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안심하게 됩니다.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해서, 주변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잘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세요.
스트레스를 받고 이에 압도당하면 피로감, 두통, 가슴 통증, 어지러움, 소화불량, 호흡곤란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입니다.
– 평소의 생활패턴을 회복하세요. 내 삶을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 밤에 6~8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을 취하세요.
– 적당량의 건강한 식사를 하세요.
–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세요. 가벼운 운동, 걷기, 심호흡, 스트레칭, 기도, 명상이 긴장을 이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술과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세요.
5.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세요.
여러 지역의 학교들이 휴교를 하면서 아이들도 감염병에 대한 온갖 정보와 소문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인터넷상의 정보에 민감한 아이들이 과도한 불안,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는 감염병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스트레스를 더욱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6. 격리된 환자 및 가족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도와주세요.
격리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반드시 지켜져야할 것이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당사자 및 가까운 사람과 솔직하게 걱정과 불안, 두려움을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격리된 상황에서는 전화나 화상 통화를 통해서 가족과 친구들과 연락을 하여 고립감을 줄이고 감염병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여 불안감을 다독이는 것이 좋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또한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더욱 쉽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언제나 정신건강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5년 6월 5일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 채정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재난특임위원회 위원장 조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