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언론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 여러분이 언론과 인터뷰하실 때 도움이 되고자 아래와 같은 안내를 보내 드립니다.
1. 정신질환 추정 인터뷰를 지양해 주세요.
대상자를 직접 면담하여 진단하지 않고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으로 단정 짓는 인터뷰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최근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서 ‘조현병’, ‘조현성 성격장애’ 등의 병명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전의 유사한 사건들 중에서는 초기에는 정신질환에 대해 과장되게 보도되지만, 나중에 정신질환과 관련 없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인터뷰를 할 때는 ‘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에서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이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가져오니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사람들의 고통과 불안에 대해 공감하고 회복으로 이끌어 주세요.
흉기 난동 사건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사망자의 유가족, 피해자와 그 가족, 현장 목격자들, 그리고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피해자들이 겪고 있을 충격이나 불안, 트라우마 반응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전문가적인 의견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흉기 난동 사건이 반복됨에 따라 시민들이 불안에 빠지고, 사회적인 불안과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불안, 공포, 트라우마 반응 등은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며, 이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고통이 심한 경우 전문적인 상담을 받도록 안내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존경하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 여러분께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모든 사람의 정신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힘써 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오강섭